빅테크와 달리 중소기업은 제품 가격 인상 어려워

AI 붐으로 인해 발생한 메모리 공급 대란으로 인해 전 세계 전자업계가 큰 혼란에 빠졌다. 애플 등 몇몇 대기업이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선 가운데 브랜드 가치나 기술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중소 전자업체들은 생존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28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소비자들에게 비용 전가가 가능한 몇몇 빅테크 기업과 달리 통신 장비, 의료기기를 비롯한 기타 전자제품을 생산하는 여러 중소전자업체는 메모리 가격 급등으로 인해 큰 피해를 보고 있다.
미국의 메모리 반도체 회사 마이크론은 최근 2026 회계연도 3분기(3~5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5배 급증한 414억56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마이크론의 최신 분기 D램 평균 판매가는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60% 상승했다.
메모리 평균가가 오르자 애플은 25일 맥북에어, 맥북프로, 아이패드 등 일부 제품의 가격을 최대 25%까지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아이폰 시리즈는 아직 가격 인상이 발표되지 않았지만, 신제품이 나오는 9월 즈음에 가격 인상이 단행될 것이란 예상이 커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엑스박스 시리즈 S 가격을 기존보다 100달러 비싼 약 500달러로 인상하며 게임 콘솔용 저장장치와 메모리 가격 급등이 이번 가격 인상 결정의 요인이라고 밝혔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천정부지 치솟자 빅테크는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방식으로 대응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일부 빅테크를 제외한 대부분의 중소 전자업체들은 뚜렷한 대응에 나서지 못한 채 메모리 수급 대란의 직격타를 맞고 있다. 이들은 메모리 대란 이전부터 수익성이 크지 않았고, 빅테크가 가지고 있는 충성 고객이나 충분한 현금 보유액도 없어 가격 인상을 단행하기는 쉽지 않다.
CNBC에 따르면 액션 카메라 제조업체인 ‘고프로’는 메모리 비용 급등으로 인해 이달 폐업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으며, 방산기업에 통신 장비를 공급하는 ‘W5테크놀로지스’는 서버 확보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어 사업 진행이 쉽지 않은 상태다.
스피커 제조업체인 ‘소노스’ 역시 수익성이 악화하며 올해에만 주가가 전년 대비 약 23% 급락했다.
나빌라 포팔 IDC 애널리스트는 “소규모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사나 100달러 이하의 전자기기를 만드는 소규모 업체들은 절대적인 실존의 위기에 직면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메모리 업체들이 기존 대형 고객사의 주문을 우선적으로 받으면서 중소업체들은 돈을 구해도 메모리 확보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