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물 없으면 800조 팹도 없다…정부, 인프라 속도전

입력 2026-06-29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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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AI 데이터센터 투자 실현 조건은 전력·용수·부지
서남권 6.3GW·용인 15GW 공급…AIDC 전용요금제 추진
기업형첨단도시 패스트트랙…산단 조성기간 절반 이상 단축 목표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29일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29일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800조원대 반도체 투자의 성패가 전기와 물에서 갈릴 수 있다. 아무리 대규모 투자가 발표돼도 전력망과 용수, 부지, 인허가가 제때 갖춰지지 않으면 반도체 팹은 생산기지가 될 수 없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역시 막대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아야 실제 가동이 가능하다. 정부가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의 핵심 지원책으로 전력·용수 공급과 입지 조성, 인허가 단축을 묶은 인프라 패키지를 꺼낸 이유다.

29일 정부가 발표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에는 반도체, 피지컬AI, AI 데이터센터 등 3대 분야의 대규모 투자계획과 함께 전력·용수·부지 등 인프라 확충 방안이 담겼다.

지원 패키지의 첫 축은 전력이다. 정부는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에 전력을 적기에 공급하기 위해 기존 송전선로를 최대한 활용하고, 불가피한 경우 지중화 등을 통해 전력망을 신속히 구축하기로 했다. 서남권 반도체 산업단지에는 재생에너지와 원전을 활용해 전력을 공급한다는 구상이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이날 보고회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첨단산업이 발전하려면 물과 전기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전력과 용수 공급을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공급 규모도 제시했다. 김 장관은 “서남권 반도체 공장에 필요한 6.3GW의 전력과 65만톤의 용수를 적기에 차질 없이 공급하겠다”며 “호남에서 생산된 전기가 호남의 반도체 팹을 움직이는 용도로 사용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수도권 용인 지역의 반도체 팹에 필요한 약 15GW의 전력과 150만톤의 용수도 차질 없이 공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대한민국 전기국가 비전 (자료제공=기후에너지환경부)
▲대한민국 전기국가 비전 (자료제공=기후에너지환경부)

AI 데이터센터도 전력 공급이 핵심 변수다. 정부는 충청·영남·호남·강원권 등에 조성되는 대규모 AI 데이터센터에 2029년까지 약 8GW 이상의 전력을 공급할 계획이다. 김 장관은 “AI 데이터센터 유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AI 데이터센터 전용 요금 제도도 신설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지역별 전기요금제도 도입한다. 대규모 전력 수요가 수도권에 집중되는 것을 막고, 비수도권 첨단산업과 철강·석유화학 등 전통 제조업의 전력 비용 부담을 낮추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전력 수요 급증에 대비해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GW를 조기 달성하고 원전과 소형모듈원자로(SMR),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유연성 자원도 확대하기로 했다.

용수 확보도 함께 추진된다. 정부는 용인 반도체 산단에 기존 통합용수공급사업을 조기 준공하고 재이용률을 높이는 보완대책을 마련한다. 서남권 산단에는 다목적댐과 발전용수 등 대체 수자원을 활용해 용수를 공급할 방침이다.

부지와 인허가에서는 ‘기업형첨단도시’가 핵심 수단으로 제시됐다. 정부는 기업 수요를 전제로 입지를 공급하고, 앵커기업이 원할 경우 사업 시행과 개발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초기 자금 부담을 낮추기 위해 초저리·장기 임대가 가능한 공공지원 임대전용산단 지정도 검토한다.

인허가 절차도 줄인다. 정부는 산단 기획부터 공장 가동까지 통상 10년 이상 걸리던 절차를 단축하기 위해 인허가·보상·설계를 병행하고 사전컨설팅을 도입할 계획이다. 공공기관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또는 신속예타 검토와 환경·농지전용·문화재지표조사 등 관계기관 협조도 추진해 산단 조성기간을 절반 이상 줄이는 것이 목표다.

김 장관은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피지컬AI는 모두 전기 없이는 작동할 수 없다”며 “이제는 반도체 칩과 전기가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 되는 시대”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기가 생산된 곳에서 소비할 수 있도록 지산지소형 전력망 체계를 보강하고 ESS와 양수발전을 확대해 전력 유연성도 대폭 보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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