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진 앞 PT 시연 후 사망한 근로자…법원 "업무상 재해 아냐"

입력 2026-06-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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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T 시연 중 두통·식은땀…다음 날 숙소서 숨져
法 "업무상 부담보다는 당뇨·고혈압 등이 영향"

▲서울 서초구에 있는 서울행정법원. (이투데이DB)
▲서울 서초구에 있는 서울행정법원. (이투데이DB)

임원진 앞에서 사업 수주를 위한 PT 시연 후 힘들어하다 다음 날 사망한 근로자에 대해 업무상 재해를 인정할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호성호 부장판사)는 최근 뇌출혈로 사망한 근로자 A 씨의 배우자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A 씨는 건설산업관리 용역업무(감리업무)를 맡았던 근로자로, 임원진 앞에서 부산의 건설공사 용역 수주를 위한 PT 시연을 했다. 이때 A 씨는 두통, 식은땀 등의 증상으로 시연을 마친 후 힘들어했고, 숙소로 돌아간 뒤 다음 날 사망한 채 발견됐다.

부검 결과 사인은 비외상성 뇌출혈로, A 씨의 배우자는 이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야 한다고 유족급여 등을 청구했지만 공단 측이 이를 거부했다.

공단 측은 "과거 장기간 당뇨로 인해 진료를 받아온 이력이 있고, 부검 결과 당뇨 관리가 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경동맥 협착, 흡연력 등을 고려했을 때 망인의 상병은 업무보다는 개인적인 소인에 의해 발병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법원 역시 A 씨의 사망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망인이 이 사건 용역 수주를 위한 PT 준비 및 시연을 하면서 상당한 기간 동안 심리적 압박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정신적 긴장도가 통상적인 수준을 넘어 이 사건 상병을 초래할 만큼 과도하였다고 평가할 만한 근거는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사건 상병은 업무상 스트레스나 부담보다는 장기간의 당뇨, 고혈압, 흡연 등 망인의 개인적 소인으로 인해 약화된 혈관의 퇴행성 변화로 인해 발병한 것이라고 평가함이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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