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주 책임론 재점화…홈플러스 회생안 놓고 채권자들 “MBK 역할 필요”

입력 2026-06-23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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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단채 투자자 측 “지원 내역 구분 공개해야”
메리츠도 추가 역할 요구…MBK “회생이 이해관계자에 유리”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 전경 (홈플러스)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 전경 (홈플러스)

홈플러스 회생절차를 둘러싸고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김병주 MBK 회장의 책임 범위를 놓고 이해관계자 간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홈플러스 물품구매전자단기사채 투자자 측은 MBK가 밝힌 지원 규모와 실제 자본 투입 규모를 구분해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주요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도 MBK의 추가적인 역할을 촉구하고 있다.

홈플러스 전단채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는 23일 논평을 내고 “홈플러스 회생에 필요한 것은 보증이 아니라 책임 있는 자본 출연”이라며 MBK와 김 회장 측이 밝힌 지원 내역을 구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MBK가 언급한 지원 규모에 증여, 대출, 보증, 담보 제공, 이자 부담 등이 함께 포함돼 있다며 각각의 법적 성격을 구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비대위는 현재까지 공개된 내용만으로는 김 회장의 400억원 증여 외에 어느 정도가 실제 현금성 자본 투입인지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특히 비대위는 MBK가 밝힌 지원 계획 가운데 일부가 DIP 금융 형태로 집행됐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DIP 금융은 회생절차 중 기업 운영을 위해 투입되는 신규 자금으로, 기존 회생채권과 변제 순위 등에서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비대위는 이 때문에 기존 전단채 투자자 등 회생채권자의 변제 재원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비대위는 “지원 내역이 실제 현금 출연인지, 금융기관 대출인지, 연대보증인지, 담보 제공인지 구분해 공개해야 한다”며 김 회장의 추가 사재 출연, 자본 확충, 후순위 방식의 책임 부담, 전단채 투자자 보호재원 마련 등을 요구했다.

앞서 전단채 투자자 측은 전날 공개서한을 통해서도 김 회장의 실질적 자본 출연과 후순위 채권자 보호 방안을 촉구했다. 이의환 비대위 집행위원장은 공개서한에서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해 지배했고 이를 통해 수익과 평판, 금융적 성과를 누렸다면 기업이 위기에 빠졌을 때 책임 있는 자구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홈플러스 주요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도 MBK의 책임 있는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 메리츠는 최근 입장문에서 1000억원 규모 DIP 금융 지원을 결정하고 자금을 에스크로 계좌에 예치했다고 밝혔다. 또 회생절차 개시 이후 담보권 행사 유예, 상거래채권 조기 변제 협조, 납품업체를 위한 담보권 설정 동의 등 채권자로서 필요한 협조를 해왔다고 설명했다.

메리츠는 MBK가 최대주주이자 경영 책임자로서 회생 과정에서 추가 보증 등 보다 적극적인 조치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메리츠 측은 “채권자가 요구하는 보증은 최대주주라면 수용해야 할 합리적이고 최소한의 요구”라고 밝힌 바 있다.

반면 MBK는 홈플러스 회생이 청산보다 전체 이해관계자에게 더 나은 방안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MBK는 23일 입장문에서 홈플러스가 회생이 아닌 청산·파산 절차에 들어갈 경우 메리츠가 원금 1조3000억원 회수 외에도 연체이자 등을 통해 5000억원 이상의 금융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MBK는 “회생보다 청산 시 메리츠가 더 큰 경제적 이익을 얻게 되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며 “반면 임직원, 협력업체, 납품업체, 소상공인, 일반 채권자들은 손실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회생은 모든 이해관계자가 함께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메리츠는 연체이자가 장부상 발생한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 회수 가능 여부와는 별개라고 반박했다. 메리츠는 “연체이자는 금융기관 입장에서 채권 미회수 위험 증가를 의미할 뿐 이익 극대화를 위한 수단이 아니다”라며 “회생 신청 이후 대출금 상환이나 이자 지급을 MBK 측에 요구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홈플러스 회생절차가 진행되는 가운데 전단채 투자자 측과 주요 채권자들은 MBK와 김 회장의 추가적인 책임 이행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MBK는 회생을 통한 정상화가 임직원과 협력업체, 채권자 등 이해관계자 전체에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향후 회생계획안 논의 과정에서는 최대주주의 책임 범위, 추가 자본 투입 여부, DIP 금융의 성격, 기존 채권자 보호 방안 등이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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