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으로 번진 이란 정권 갈등…왕정 깃발 두고 ‘신경전’[북중미 월드컵]

입력 2026-06-22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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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월드컵 관람객들이 '사자와 태양' 문양이 새겨진 옛 이란 국기를 들고 있다. (연합뉴스)
▲일부 월드컵 관람객들이 '사자와 태양' 문양이 새겨진 옛 이란 국기를 들고 있다. (연합뉴스)

2026년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이란 대표팀 경기를 둘러싼 '깃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이란 반정부 성향 지지자들이 과거 왕정 시절 국기를 경기장에 반입하려 하면서 FIFA와 충돌하는 모습이다.

21일(현지시간) 인터넷매 폴리티코에 따르면 이란계 미국인 일부는 이란 대표팀 경기에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전 팔레비 왕조 시절 사용된 '사자와 태양' 문양의 국기를 들고 입장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이 국기는 현재 이란 이슬람 공화국 국기 이전에 사용된 상징으로, 일부 반정부 성향 인사들은 이를 현 이란 정권에 대한 반대 의사를 나타내는 상징물로 활용하고 있다.

FIFA는 해당 깃발이 정치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판단해 경기장 내 반입을 금지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한 시민단체는 FIFA의 조치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 고등법원은 최근 FIFA의 손을 들어줬다.

다만 현장에서는 규정 집행에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일부 관중들은 깃발 대신 천이나 종이에 사자와 태양 문양을 인쇄해 반입을 시도하고 있으며, 경기장 운영 인력의 단속도 일관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16일 LA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란과 뉴질랜드 경기에서는 경기장 관계자가 사자와 태양 깃발을 소지한 관중에게 "깃발 형태로 전시하는 것은 안 되지만 몸에 두르고 있으면 가능하다"는 취지의 설명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깃발을 의류처럼 착용할 경우 규정 적용을 피할 수 있다는 허점을 알려준 것이다.

이처럼 FIFA의 정치적 상징물 규제와 관중들의 표현의 자유 주장이 맞서면서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이란 정권을 둘러싼 정치적 갈등이 해외 이란인 사회에서도 이어지고 있는 만큼 월드컵 기간 유사한 충돌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이날 경기 전 LA 지역에서는 이란 팔레비 왕조의 마지막 왕세자인 레자 팔레비를 지지하는 단체가 사자와 태양 문양이 인쇄된 티셔츠를 배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경기장 내 깃발 반입이 제한되자 다른 방식으로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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