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0대 부산시의회 전반기 의장 선출을 둘러싼 국민의힘 내부 갈등이 결국 경선으로 결론 났다.
합의 추대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막판 조율이 불발되면서 23일 당선인 총회에서 의장 후보와 원내대표를 선출하는 경선이 치러진다.
그러나 정치권 안팎에서는 의장 선거 자체보다 경선 과정에서 드러난 내부 분열을 더 큰 문제로 본다.
전재수 부산시장 당선으로 부산시청 권력이 민주당으로 넘어간 상황에서, 부산시의회 다수당인 국민의힘이 견제보다 자리 경쟁에 몰두하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20일 주말, 정동만 부산시당위원장 주재로 의장 후보군인 3선 강무길(해운대4)·이종진(북3) 당선인이 만나 의장 후보 선출 방식을 논의했다.
각 당선인의 당협위원장인 박성훈(북을), 김미애(해운대을) 의원도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김 의원은 항공편 결항으로 불참하고 논의 내용만 공유받았다.
결국 양측은 합의 추대 대신 오는 23일 국민의힘 부산시의원 당선인 총회에서 경선을 통해 전반기 의장 후보를 선출하기로 했다.
최다 득표자가 전반기 의장을, 차점자가 후반기 의장을 맡는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원내대표도 같은 날 함께 선출해 의회 지도부 구성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경선 자체보다 그 과정이다.
그동안 시의회 안팎에서는 특정 후보가 상임위원장 배분 구상까지 마치고 선거전에 뛰어들었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흘러나왔다.
초선 당선인들 사이에서는 “당선도 되기 전에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자리가 사실상 나눠졌다”는 불만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시의회는 국민의힘이 의석 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부산시장 자리는 민주당이 가져간 여소야대 구조다.
정치권에서는 이런 상황일수록 국민의힘 시의회가 내부 결속을 통해 집행부 견제 역량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전반기 의장을 놓고 강무길·이종진 당선인을 축으로 사실상 세력 대결이 벌어졌고, 재선 의원 상당수가 이미 진영을 나눠 선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승부는 초선 당선인들의 선택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지금 부산시의회는 민주당 시장을 상대해야 하는 야당 의회가 됐다”며 “그런데도 여당 시절의 관성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의장과 상임위원장 자리를 둘러싼 경쟁이 먼저 부각되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우려가 나온다. 한 당 관계자는 “과거에는 같은 당 시장과 시의회가 있었기 때문에 내부 경쟁이 상대적으로 덜 부각됐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며 “경선 이후에도 계파 갈등이 남으면 향후 의회 운영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관건은 23일 경선보다 이후다.
의장 후보가 결정된 뒤 상임위원장 배분 과정에서 또 다른 갈등이 발생할 경우 시의회는 출범 초기부터 내홍에 휩싸일 수 있다.
반대로 경선 결과에 모두가 승복하고 지도부 체제를 빠르게 정비한다면, 여소야대 부산 정치 지형에서 국민의힘 시의회가 존재감을 유지할 기반이 될 수도 있다.
전재수 시장 체제 출범을 앞둔 부산 정치권의 첫 시험대가 시청이 아닌 시의회에서 먼저 펼쳐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이런 말이 나온다.
“이번 의장 선거는 단순한 의장 선출이 아니라, 국민의힘 부산시의회가 야당으로서 얼마나 빨리 체질을 바꿀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리트머스 시험지다.”라는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