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호 재정 해법, 정부 협상 테이블로…교부세·반도체특구가 민선9기 첫 관문

입력 2026-06-19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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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위 "예상보다 녹록지 않다"…용인·평택·이천·판교 수도권 특구 지정 정부에 요청, 30일 종합보고회서 우선순위 공개

▲추미애 경기도지사 당선인 (공정·혁신·포용 경기준비위원회)
▲추미애 경기도지사 당선인 (공정·혁신·포용 경기준비위원회)
추미애호가 재정 현실을 정면으로 마주했다. 경기도청 안에서 청사진을 그리던 시선이 이제 중앙정부와 국회로 향하고 있다. 지방교부세 교부단체 전환과 반도체특별법 시행령 수정, 두 개의 협상 의제가 민선 9기의 첫 관문에 놓였다.

19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추미애 경기도지사 당선인 공정·혁신·포용경기 준비위원회는 경기도 재정 대응과 주요 공약 실행을 위해 중앙정부 협의가 필요한 핵심 현안을 추리고 있다.

준비위원회는 16일부터 19일까지 나흘간 분과위원회별 실·국 업무보고를 진행하며 민선 9기 도정 과제를 점검하고 있다.

시작은 재정 진단이었다. 18일 첫 기자간담회에서 김태년 준비위원장은 경기도 재정 상황에 대해 "예상보다 녹록지 않다"고 공식화했다. 이어 "예산의 규모가 아닌 예산의 질로 승부할 것이며, 재정의 한계를 혁신으로 극복하겠다"고 밝혔다. 재정난을 전제로 공약 이행 순서와 재원 조달 방식을 다시 설계하겠다는 선언이다.

김 위원장은 세수 부족을 재정 여건 악화의 핵심 원인으로 짚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취득세·등록세 등 지방세 수입이 줄면서 세입 기반이 흔들렸다는 판단이다. 전국 최대 광역자치단체인 경기도는 부동산 거래 위축이 길어질수록 재정 압박도 함께 커지는 구조다.

준비위원회가 먼저 꺼낸 카드는 지방교부세다. 현재 경기도는 지방교부세를 받지 않는 불교부단체다.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으로 지방재정 지원을 확대해도 경기도는 직접 혜택을 받기 어려운 구조다.

김 위원장은 추 당선인이 중앙정부에 경기도를 불교부단체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17개 광역자치단체의 재정 여건과 형평성을 고려하면 중앙정부가 이를 수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내놨다. 재정난을 이유로 지원 필요성을 제기할 수 있지만, 다른 지방자치단체와의 재정 형평성이라는 높은 문턱을 넘어야 한다.

이 지점에서 준비위원회의 인적 구성이 핵심 변수로 떠오른다. 준비위원회는 6개 분과, 15개 특별위원회, 3개 태스크포스(TF)와 도정자문단으로 꾸렸다. 46명 현역 국회의원과 민간 전문가, 일선 공무원이 분과와 특별위원회를 채우고 있다.

김 위원장이 "국회의원이 많다는 것이 경기도의 큰 정치적 자산이며, 이 자산을 도정을 위해 크게 쓸 것"이라고 말한 배경이다.

국회의원 참여는 재정 협상과 제도 개선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읽힌다. 지방교부세, 광역교통망, 반도체 기반시설, 북부권 발전, 공공의료, 돌봄은 모두 경기도 자체 예산만으로 풀 수 없는 의제다. 국비 확보, 법령 개정, 시행령 조정, 중앙부처 협의가 맞물려야 한다. 민선 9기 출범 초반부터 국회와 정부를 상대로 한 협상력이 실행력의 첫 기준이 되는 셈이다.

반도체 현안도 같은 선상에 있다. 김 위원장은 "반도체는 속도전이고 국가대항전이며, 그 어떤 산업보다 생태계 구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균형발전 차원의 비수도권 투자 확대에는 동의하면서도, 이미 생태계가 형성된 수도권 반도체 거점까지 지원에서 배제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공정·혁신·포용 경기준비위원회 위원들이 18일 오전 분과위원회 실·국 업무보고에서 민선 9기 핵심 과제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 준비위원회는 16일부터 19일까지 나흘간 분과위원회별 실·국 업무보고를 진행하며 교부세 전환·반도체특구 지정 등 중앙정부 협의 현안을 집중 점검하고 있다. (공정·혁신·포용 경기준비위원회)
▲공정·혁신·포용 경기준비위원회 위원들이 18일 오전 분과위원회 실·국 업무보고에서 민선 9기 핵심 과제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 준비위원회는 16일부터 19일까지 나흘간 분과위원회별 실·국 업무보고를 진행하며 교부세 전환·반도체특구 지정 등 중앙정부 협의 현안을 집중 점검하고 있다. (공정·혁신·포용 경기준비위원회)
쟁점은 클러스터 지정 요건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입법예고할 것으로 알려진 반도체특별법 시행령안에는 반도체 클러스터 지정 신청 요건으로 '수도권 외 지역일 것'이라는 문구가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 문구가 유지되면 용인·평택·이천·판교 등 경기도 핵심 반도체 거점은 클러스터 지정에 따른 기반시설 지원과 인허가 신속 처리에서 제약을 받을 수 있다.

김 위원장은 "특구 지정과 관련해 지금 결정돼 추진되고 있는 곳은 생태계 구축을 위해서라도 수도권일지라도 지원하는 게 맞다"며 "용인, 평택, 이천, 판교 등 반도체 특구를 지정해서 운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의견을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에 전달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교통 공약 역시 중앙정부 협상과 분리하기 어렵다. 추 당선인의 핵심 생활공약인 '30분 출근'은 도민 체감도가 높지만, 광역버스 증차와 환승체계 개선, 철도망 확충, 신도시 교통난 해소는 사업별 권한과 재원구조가 다르다.

단기 대책은 경기도가 조정할 수 있지만, 중장기 광역교통망은 국토교통부·기획재정부·국회 협의 없이 불가능하다.

준비위원회는 이날까지 실·국별 업무보고를 마친 뒤 추 당선인 보고를 거쳐 6월30일 민선 9기 도정 비전을 담은 종합보고회를 연다. 종합보고회에는 교통, 주거, 일자리, 돌봄, 안전, 균형발전 등 핵심 과제의 추진 순서와 중앙정부 협의 과제가 담길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단기 및 중·장기 공약 이행 계획을 세우는 한편 도민의 삶의 질과 경기도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신규 정책을 발굴하는 등 현재 주어진 재정 상황에 맞게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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