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F 출자 박하던 지방 금융지주도 '러브콜'…"갑을관계 반전"
센트로이드·E&F·이스트브릿지·KL& 등 2차 재도전 줄이어

국민성장펀드 간접투자분야 위탁운용사(GP) 선정을 기점으로 국내 사모펀드운용사(PE) 간의 자금 조달(펀드레이징) 양극화가 극단으로 치닫았다. 정책자금 매칭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소수의 운용사에는 민간 출자자(LP)들의 자금이 한도를 초과해 몰리는 '오버부킹' 현상이 나타나는 반면, 탈락한 운용사(하우스)들은 하반기 펀드 결성 자체가 불가능한 '셧다운' 위기에 직면했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마무리된 국민성장펀드 간접투자분야 1차 GP로 선정된 운용사 대부분이 당초 목표액을 크게 상회하는 모집 실적을 기록 중이다. 일부 운용사의 경우 몰려드는 출자 확약(LOC)을 감당하지 못해 산업은행 등 앵커 출자 기관에 펀드 최대 결성 한도(하드캡)를 열어달라고 요청하는 상황까지 연출된다는 후문이다.
이같은 현상의 이유로 국내 금융지주사들의 경직된 모험자본 출자 시스템이 꼽힌다. 위험가중자산(RWA) 관리 기조가 강화되는 가운데 금융당국의 관리 압박이 거세지면서 금융사들이 국민성장펀드 선정 GP 외에는 대안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주요 금융지주 산하의 은행, 증권사, 자산운용사, 캐피탈사는 RWA 관리에 혈안이다. 국민성장펀드는 RWA 100%로 특례를 주기 때문에 시장의 주도권이 LP에서 GP로 완전히 넘어가는 갑을관계의 반전이 일어났다. 최근에는 보수적인 기조를 유지하던 지방은행들까지 블라인드펀드 출자 기회를 선점하기 위해 선정 GP들에게 먼저 연락을 취하는 실정이다.
반면, 국민성장펀드 1차 심사에서 고배를 마신 운용사들은 생존을 위협받는다. 시중 금융사들이 정책 매칭 펀드로 자금을 집중하면서, 독립계 중소형 PE가 주로 활용하던 프로젝트펀드나 세컨더리 마켓으로의 자금 유입은 사실상 차단됐다. 여기에 연기금과 공제회의 출자 여력 축소가 엎친 데 돋친 격이 됐다. 최근 주식시장이 우상향하면서 회원들의 예탁금 상환 요구가 늘어나면서 대체투자(PEF·VC) 부문에 배정되는 신규 출자 총액 자체가 줄어들었다.
벼랑 끝에 몰린 운용사들은 곧바로 이어진 국민성장펀드 2차 자펀드 위탁운용사 접수에 사활을 걸었다. 실제 접수 결과에 따르면 2차 중형 및 스케일업 리그에는 1차에서 고배를 마신 주요 독립계 PEF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1차 M&A 리그에서 탈락한 E&F프라이빗에쿼티(PE)와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 이스트브릿지파트너스, 케이엘앤파트너스는 2차 중형 리그(선정 예정 2~4개사, 총 17개사 지원)에 재도전장을 냈다.
IB업계 관계자는 "올해 선정돼 자금 모집을 안정적으로 마무리한 하우스는 향후 3년 동안 투자 및 회수 트랙레코드를 쌓은 뒤 5년 내 재도전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에 진입한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