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 국제사회에 안정성 확보 호소
비료 등 놓고 주요국 정부 시장 개입도

4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자원 민족주의 심화와 중동 의존 탈피, 공급망 다변화 구조로의 재편이 앞으로 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제조·공급망 컨설팅 업체 세라프는 최근 공식 홈페이지에 게재한 보고서에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일으킨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충격이 회복하기까지 몇 달이 아닌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앰브로즈 콘로이 세라프 최고경영자(CEO)는 “전쟁 위험이 기본 전제가 되면서 보험료와 보안 비용이 증가하고 추가 요금이 지속해서 부과되며 운송 네트워크가 재설계될 것”이라며 “이런 비용은 휴전 협정이 체결된다고 해서 사라지는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내년부터 2032년까지 공급망 재편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구체적으로는 대체 공급업체 발굴, 공급망 재설계를 통한 중복성 확보, 대규모 재고 축적 등이 제시됐다. 특히 석유화학 제품과 알루미늄, 비료 등 걸프 지역에서 조달하는 원자재에 의존하는 제조업의 경우 재편을 위해 상당한 자본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진단했다.
관련 업계들도 저마다 분주하다. 해운업계는 홍해 사태에 이어 호르무즈 봉쇄까지 겪으면서 최저 비용보다는 공급 안정성을 우선하는 전략으로 전환하고 있다. 다만 기업들의 노력만으로는 어려운 상황이다. 세계 최대 선박 관리 기업인 V그룹의 르네 코포드-올센 CEO는 전날 아테네에서 열린 해운 관련 행사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하루 평균 125척이 통과하던 시절로 회복하려면 선박 운영사들은 안전한 통항을 보장받아야 하고 여기에는 국제사회의 참여가 필요하다”며 “관련 사항들이 실제로 보장되기 전에는 전 세계 해상 운송이 실질적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업계는 핵심 원자재와 부품 재고를 확대하고 생산거점을 복수 지역으로 분산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들이 추진하는 건 중국 외 다른 거점을 추가하는 이른바 ‘차이나 플러스 원’을 넘어선 ‘멀티 허브’ 체제 구축이다.
비료, 식량, 의약품 원료 등 전략 품목의 공급망도 국가 안보 문제로 부상하면서 각국 정부의 정책적 개입도 확대되고 있다. 미국 정부는 4월 비료 공급을 원활하게 하고자 주요 20개국(G20)과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B)에 공동 조치를 할 것을 촉구했다. 앞서 3월에는 중국 정부가 질소와 칼륨 비료 혼합물과 특정 인산염 품종의 수출을 금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밖에도 유럽은 중동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북해나 아프리카, 미국산 자원 확보 경쟁에 나섰고 한국과 일본은 핵심 광물과 에너지 비축 확대를 검토 중이다.
리사 앤더슨 LMA컨설팅그룹 사장은 “코로나19는 공급이 필요할 때 저절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기업들이 깨닫게 했고 이란 전쟁은 그게 일회성 사건이 아니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