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조 IPO가 돈 빨아들이면…삼전·SK하닉 수급 흔들리나 [스페이스X 상장, 축포냐 쇼크냐 下-①]

입력 2026-06-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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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반 편집 이미지. (출처=챗GPT)
▲AI 기반 편집 이미지. (출처=챗GPT)

스페이스X의 초대형 기업공개(IPO)가 글로벌 증시의 새 변수로 떠올랐다. 세계 최대 우주·인공지능(AI) 인프라 기업 상장이라는 점에서 성장주 투자심리를 다시 자극할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기존 AI·반도체 주도주 자금을 빨아들이는 ‘유동성 블랙홀’이 될 수 있다는 경계감도 커지고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12일 나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다. 11일 최종 공모가를 확정할 예정이며 공모 규모는 최대 750억달러, 약 113조원으로 거론된다.

스페이스X는 단순 우주 발사체 기업이 아니라 저궤도 위성통신 스타링크(Starlink), 방산 위성망 스타실드(Starshield), 우주 기반 컴퓨팅 인프라까지 아우르는 차세대 플랫폼 기업으로 재평가받고 있다. 예정대로 공모가가 확정되면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는 약 1조7700억달러(약 2660조원)로 평가된다. 이는 삼성전자 시가총액 약 2050조원(4일 종가 기준)을 610조원 웃도는 수준이다. SK하이닉스 시가총액 약 1640조원보다는 1000조원 넘게 차이난다.

문제는 수급이다. 스페이스X 상장이 시장 전체 유동성을 흔들 정도의 충격으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단기적으로는 글로벌 성장주 내부의 자금 재배치를 촉발할 수 있다. 투자자들이 스페이스X 청약·매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기존 고평가 성장주에서 차익실현에 나설 경우 AI와 클라우드, 반도체, 우주·방산 대표주가 일시적인 수급 부담을 받을 수 있어서다.

미국 시장에서는 엔비디아, 암, 팔란티어, 오라클,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AI 인프라와 클라우드 대형주가 영향권으로 거론된다. 이들 종목은 AI 투자 사이클과 데이터센터 증설 기대를 바탕으로 강한 주가 흐름을 보여왔다. 스페이스X가 새로운 성장 서사와 압도적인 IPO 규모를 앞세워 투자자 관심을 흡수할 경우 기존 주도주에는 차익실현 명분이 될 수 있다.

국내 증시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최근 코스피 지수 상승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투톱이 주도해온 만큼, 스페이스X 상장은 국내 대형 성장주 수급에도 간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외국인과 기관이 글로벌 포트폴리오 내 성장주 비중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한국 반도체 대형주에 대한 단기 매도 압력이 커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미 외국인 투자자가 코스피 시장에서 19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보이면서 65조원 넘게 순매도한 점도 부담이다.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도 두 종목 모두 주가가 단기간 가파르게 오른 만큼 초대형 IPO는 차익실현을 정당화하는 외부 이벤트가 될 수 있다. 상승 추세가 훼손되지 않더라도 기존 AI 반도체 랠리에서 일부 자금이 이동할 수 있다는 의미다.

박윤철 iM증권 연구원은 “대형 IPO를 앞두고 이벤트 전후로 수급 충격은 불가피”하다며 “시가총액이 높은 만큼 급등주 중심 차익실현 압력 높아질 수 있다”고 짚었다.

AI 전력설비주와 고성장 테마주도 단기 수급 점검 대상이다. 국내에서는 전력기기, 전선, 데이터센터 인프라, 로봇, 우주항공, 방산 관련 종목이 AI 투자 확산과 함께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아왔다. 이 가운데 실적 가시성이 낮거나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오른 종목은 스페이스X 상장을 계기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다만 초대형 IPO가 반드시 증시 조정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과거 대형 IPO 이후에는 상장 시장에 관한 관심이 커지고 신규 자금 유입이 확대되면서 오히려 낙수효과가 나타난 사례도 적지 않다. 스페이스X와 오픈AI, 앤트로픽 등 초대형 IPO가 글로벌 AI 밸류체인 전체에 대한 투자 관심을 확장하면 기존 대표주에도 저가 매수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일시적 충격이 있더라도 반도체 중심 강세 국면은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슈퍼사이클에 올라탄 반도체가 막대한 이익을 창출하며 지수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2개월 영업이익은 기존 전망에서 10%가량 오를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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