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너머] 국산 블록버스터 신약, 언제쯤 끝까지 우리 손으로 만들까

입력 2026-06-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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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조 원 규모 기술수출 계약이 연이어 발표되고 글로벌 빅파마와의 협업도 일상이 됐다.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일이다. 한국 바이오산업은 이제 세계가 주목하는 혁신 생태계로 성장했다.

하지만 한 가지 질문은 여전히 남는다. 한국은 언제까지 신약 후보물질을 파는 나라에 머물 것인가.

최근 열린 ‘2026 KDDF 글로벌 바이오텍 쇼케이스’에서도 한국 바이오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었다. 혁신 파이프라인 수는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 3위 수준으로 평가됐고 항체약물접합체(ADC), 이중항체, 세포·유전자치료제 등 다양한 모달리티에서도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문제는 그다음 단계다. 한국 바이오가 창출한 혁신 자산 상당수는 임상 초기 신약후보물질 단계에서 해외로 이전된다. 이후 후기 임상 개발과 허가, 상업화는 글로벌 제약사가 맡는다. 결국 신약 개발 과정에서 가장 큰 부가가치가 발생하는 상업화 구간에서 국내 기업은 충분한 가치를 확보하지 못한다.

계약금과 마일스톤 역시 의미 있는 성과다. 하지만 산업 전체 관점에서는 한계가 분명하다. 블록버스터 신약이 탄생해 수조 원의 매출을 올리더라도 국내 기업이 가져가는 몫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결국 한국 바이오가 넘어야 할 다음 관문은 기술력이 아니라 상업화 역량이다. 글로벌 임상을 설계하고 운영하는 능력, 규제기관과 협상하는 경험, 시장 접근 전략, 사업개발(BD), 마케팅과 판매 조직까지 모두 포함된다. 좋은 후보물질을 만드는 것만으로는 글로벌 제약사가 될 수 없다. 끝까지 개발하고 시장에서 직접 가치를 실현할 수 있어야 한다.

반도체 산업이 설계와 제조를 넘어 전 세계 시장 판매까지 주도하며 경쟁력을 확보했듯 바이오 역시 언젠가는 상업화 역량을 갖춘 산업으로 진화해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국산 블록버스터 신약’이라는 말이 진정한 의미를 갖게 된다.

한국 바이오의 다음 10년은 기술수출 계약 규모가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직접 만들어낸 매출과 성과로 평가받게 될지 모른다. 그날이 한국 바이오가 진정한 신약 강국으로 인정받는 순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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