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멕시코 정부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약 10만 명 규모의 보안 인력을 투입하는 대규모 치안 대책을 가동한다. 개최 도시를 중심으로 경찰과 군 병력이 배치되지만, 조직범죄와 실종자 문제 등 멕시코 사회의 구조적 불안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CNN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멕시코 정부가 ‘플랜 쿠쿨칸(Plan Kukulkan)’으로 불리는 대규모 보안 작전을 시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쿠쿨칸은 마야 신화에 등장하는 뱀 신의 이름으로, 이번 작전에는 멕시코 연방정부와 지방정부, 경찰, 군 당국뿐 아니라 공동 개최국인 미국과 캐나다도 협력한다.
멕시코는 월드컵 개최 도시인 멕시코시티, 과달라하라, 몬테레이를 비롯해 대표팀 훈련장과 베이스캠프가 있는 지역에 보안 인력을 배치할 계획이다. 경기장, 팬 페스티벌 구역, 주요 관광지에는 경찰과 특수부대, 관광경찰, 항공 감시 인력이 집중 투입된다.
개막전을 포함해 총 5경기를 치르는 멕시코시티에는 약 5만6000명의 보안 인력이 배치될 예정이다. CNN은 멕시코시티가 다른 개최 도시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지역으로 평가되지만 관광객을 노린 절도, 소매치기, 사기 범죄 위험은 남아 있다고 전했다.
빅토르 마누엘 산체스 발데스 코아우일라자치대 연구원은 CNN에 “멕시코시티에는 불법복제 조직과 인신매매, 성매매, 마약 거래, 갈취 등이 존재한다”면서도 “1인당 경찰 인력과 보안 카메라가 가장 많이 배치된 지역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테레사 마르티네스 몬테레이공과대 교수는 치안과 함께 교통 시스템도 중요한 과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멕시코시티 같은 대도시에서는 밤새 운영되는 교통 시스템을 보장해야 한다”며 “보안 인력 배치뿐 아니라 교통망이 안전하고 접근 가능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달라하라는 세 개최 도시 가운데 우려가 큰 지역으로 거론된다. 과달라하라가 속한 할리스코주는 멕시코 최대 범죄조직 중 하나인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CJNG)의 근거지로 알려져 있다. 올해 멕시코 당국의 조직 수뇌부 검거 작전 당시 카르텔이 차량과 상점을 불태우고 보안당국과 충돌하는 등 폭력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할리스코주는 멕시코에서 실종자가 가장 많은 지역으로도 꼽힌다. CNN에 따르면 할리스코주 정부는 현재까지 약 1만6000건의 실종 사례가 보고됐다고 밝혔다. 시민단체들은 수년째 암매장지 수색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최근에는 월드컵 경기가 열릴 주경기장 인근에서도 시신이 발견됐다.
몬테레이 역시 조직범죄의 영향력이 남아 있는 도시다. 미국 국경과 맞닿은 누에보레온주에 위치한 몬테레이는 주요 마약 밀매 통로로 거론되며, 연료 절도와 자금세탁, 조직 간 충돌이 발생하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외국인 관광객이 카르텔 범죄에 직접 휘말릴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빅토리아 디트마르 인사이트크라임 멕시코 선임연구원은 CNN에 “관광객이 겪을 수 있는 위험은 주로 절도와 사기, 기회성 범죄가 될 것”이라며 “조직범죄의 통제와 직접 관련된 위험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월드컵 기간 가장 현실적인 범죄 위험으로는 위조 티켓과 허위 여행상품 사기가 꼽힌다. 가짜 입장권 판매, 허위 관광 프로그램 등이 국내외 관광객을 대상으로 성행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월드컵 기간 성매매 수요가 늘어날 경우 아동, 이주민, 빈곤층 등 취약계층이 성 착취에 노출될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가 나오기도 했다.
멕시코 내 실종자 가족 단체와 시민사회단체들은 월드컵을 앞두고 정부의 치안 정책을 비판하는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산체스 발데스 연구원은 “시민단체들이 월드컵을 활용해 그동안 충분히 조명되지 못했던 사회 문제를 국제사회에 알리려 할 것”이라며 경기장 주변과 지하철역, 팬존 등에서 시위가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CNN은 "멕시코가 세계인의 축제를 앞두고 대규모 보안 작전에 나섰지만, 조직범죄와 실종자 문제, 인신매매 등 오랜 사회 문제가 이번 대회를 계기로 다시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