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중앙지법 941민사단독(곽경평 판사)는 홍콩 소재 글로벌 판매유통회사인 A사가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채권자대위 소송에서 “4억2200만원과 12%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패소한 정부가 즉시 항소해 사건은 현재 서울고법에 배당된 상태다.
A사는 2020년 10월부터 2021년 7월까지 국내 소비자들이 온라인으로 직구한 1만1312건의 VR헤드셋을 해외로부터 배송해 국내 통관하는 업무 전반을 대행했다.
A사는 해당 상품을 관세율 0%에 해당하는 ‘비디오게임기’로 판단해 상업 송장을 분류했고, 이에 따라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일체의 관세를 부담하지 않는 조건으로 상품을 판매했다.
그러나 관세평가분류원은 해당 상품을 기본세율 8%에 해당하는 ‘모니터’로 품목을 분류해 약 4억2500만원의 관세를 통보했다. 관세평가분류원은 2017년 해당 상품과 유사한 형태였던 삼성 기어 VR 물품에도 기본세율 8%에 해당하는 ‘고글’로 분류해 과세했다는 등의 근거를 들었다.
A사는 예상치 못하게 부과된 4억2500여만원의 세금을 소비자 대신 납부했고, 구매자들에게는 본래 거래된 값 그대로 상품을 공급했다.
문제는 관세평가분류원이 2021년 9월 품목 재심사를 통해 해당 물품을 기본세율 0%에 해당하는 ‘비디오게임기’로 번복 분류하면서 불거졌다.
A사는 2022년 10월 인천공항세관장에게 앞서 잘못 부과된 세액 4억2500여만원을 환급 신청했으나 ‘환급신청권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거부당했고, 같은 해 12월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제기했음에도 이듬해 각하되자 2025년 7월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과세 당국은 피소된 이후인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해당 VR 헤드셋을 구매한 81명에게 개별적으로 과오납된 세액을 환급해, 총 315만원을 돌려줬다.
이 같은 사안을 살펴본 재판부는 A사의 환급 요구 주장에 일리가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과세 당국이 수입·통관 과정에서 쟁점 물품에 대해 관세율 8%가 적용되는 것으로 잘못 안내해 A사가 부득이 과오납 세액을 납부했다”면서 “A사가 이를 납부함으로써 납세 의무자에 해당하는 실제 구매자들은 이유 없이 환급금 상당의 이득을 얻은 반면 A사는 그만큼의 손해를 입었다”고 판단했다.
또 “A사가 1만 1312건에 이르는 구매자들을 상대로 인당 3~5만원에 불과한 금액을 개별적으로 청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면서 “A사가 구매자들의 환급채권을 대위해 행사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했다.
이에 재판부는 과세 당국이 이미 개별 소비자 81명에 대해 환급한 약 315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4억2200여만원과 소장 송달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 연 12%로 책정한 지연손해금을 함께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