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노조, 영업이익 30% 성과급 재원 요구
AI·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속 재원 배분 고민 커져

삼성전자 노사가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도출하면서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요구가 통신업계로도 번지고 있다. ‘인공지능(AI) 컴퍼니’로의 전환을 모색하는 등 신사업 투자를 확대해야 하는 통신사들의 고민이 깊은 모양새다.
2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진행하고 있는 공공운수노동조합 민주유플러스지부는 사측에 영업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임금 삭감 없는 주 35시간 근무, 임금 총액 8%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생산성격려금·성과급(PI·PS) 평균임금 산입, 기술 도입을 이유로 한 인위적 구조조정 금지 요구도 포함됐다.
LG유플러스를 시작으로 통신업계가 임단협 시즌에 돌입한 가운데 삼성전자 노사의 잠정합의안이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0일 도출된 ‘2026년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에는 반도체(DS) 부문에서 사업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하는 특별경영성과급 신설, 평균 임금 6.2% 인상 등의 내용이 담겼다. DS 부문 특별경영성과급은 상한을 두지 않기로 했다.
증권가에서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이 300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사업성과를 영업이익으로 가정할 경우 특별경영성과급 재원은 약 31조5000억원으로 추산된다. 메모리 사업부 직원은 특별경영성과급과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를 포함해 올해 6억원에 달하는 성과급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통신업계에서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요구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유플러스노조는 6년 전부터 ‘영업이익 30% 성과급 재원으로 마련’을 제도화해달라고 요구해왔다. 다만 SK하이닉스에 이어 삼성전자까지 성과와 연동한 보상 체계 합의 선례가 만들어지면서 유플러스 노조의 요구에도 명분이 더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KT는 이미 별도 기준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2021년 노사가 합의한 뒤 2022년부터 시행 중인 ‘수익 공유’ 제도에 따른 것이다. 성과급은 직급·보직·평가에 관계없이 전 직원에게 균등 배분된다. KT 관계자는 “영업이익 1조원이 넘어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며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고 남은 금액을 기업설명회(IR) 때 영업이익으로 발표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다만 통신업계 안팎에서는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이 확산할 경우 투자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동통신(MNO) 부문의 성장세가 둔화한 통신사들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등 신사업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이익의 일정 부분을 성과급으로 고정 배분할 경우 중장기 투자 재원 확보에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AI 확산으로 기업의 생산성 향상과 수익성 개선 기대가 커지는 동시에 일자리 위협 우려도 현실화하고 있다. 유플러스노조는 AI 도입·신사업 등을 이유로 해고·권고사직 금지, 신기술 도입 6개월 전 통보 및 노사공동위원회 합의, AI·자동화로 절감된 비용과 수익을 전 조합원에게 배분하는 내용 등을 추가 요구안에 담았다. AI가 기업 경쟁력 확보의 수단이 되는 동시에 노동자에게는 고용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요구가 노사 협상 과정에서 문서화될 경우 향후 다른 기업 노조에도 일종의 기준처럼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장기적 성장 가능성을 예측하기 어려운 시대에 기업 입장에서는 단기 성과를 임금으로 배분할지, 미래 투자를 위해 재원을 남길지에 대한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