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실, 집중관리, 컨디션 회복.
공지의 내용만 봐도 알아차리는 그의 변화. 벌써 3번째죠. 에버랜드 암컷 판다이자 푸바오·루이바오·후이바오의 엄마, 아이바오가 또 온전히 홀로 견뎌내야 할 시기가 왔다는 걸 말이죠.
23~25일 부처님오신날 연휴가 지나면 아이바오는 관람객의 시선 밖으로 머뭅니다. 에버랜드는 아이바오가 26일부터 내실에서 생활하며 주키퍼와 수의진의 집중 관리를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죠. 이유는 분명했습니다. “세심한 관찰과 안정된 관리가 필요한 시기”라고요.
푸루후 할부지 강철원 주키퍼는 18일 유튜브 채널 ‘뿌빠TV’를 통해 아이바오가 호르몬 변화로 컨디션의 기복을 느끼고 있으며 26일부터 내실로 이동해 컨디션 회복을 위한 관리를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는데요. 송영관 주키퍼 역시 아이바오의 건강과 안정을 최우선으로 두고 세심한 돌봄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푸루후 동생이 오는 걸까” 이 소식이 전해지자 팬들의 생각은 한 곳으로 향했는데요. 익숙한 순서, 아이바오의 임신이죠. 아이바오는 이미 2020년 푸바오를 낳았고, 2023년에는 국내 최초 쌍둥이 판다 루이바오와 후이바오를 낳았는데요. 무려 세 딸의 엄마죠.
한국에서 태어나 자란 세 판다는 단순한 동물원 스타를 넘어 팬들에게는 매일의 안부를 묻는 가족 같은 존재가 됐는데요. 아이바오가 다시 내실 생활에 들어간다는 소식은 단순한 운영 공지가 아니었죠. 팬들에게는 다시 시작된 기다림과 같았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건 아닌데요. 판다는 사람처럼 임신 여부를 초기에 명확히 알기 어렵기 때문이죠. 실제 임신과 가임신의 행동 변화가 비슷하게 나타납니다. 식욕이 줄고 수면 시간이 늘고 예민해지고 조용한 공간을 찾는 모습은 임신 때도, 가임신 때도 보이는 패턴인데요.

거기다 판다의 임신이 쉽지 않습니다. 가임기 기간이 짧아도 너무 짧거든요. 자이언트판다는 보통 4~7세 사이 번식 성숙에 이르고 암컷은 1년에 한 번 봄철에만 배란합니다. 배란 전후 2~3일 정도가 임신 가능한 유일한 시기죠. 다시 말해 1년 중 단 며칠의 타이밍을 놓치면 그해 번식은 사실상 어려워지는데요. 이 짧은 시간을 맞추기 위해 사육진은 행동 변화, 소리, 냄새 표시, 호르몬 수치 등을 촘촘히 살피게 됩니다.
그래도 팬들의 기대 이유도 확실합니다. 아이바오의 이 같은 행동은 2016년 한국 에버랜드에 머문 이후 3번째 일이거든요. 앞선 2번의 상황에서 아이바오는 각각 푸바오와 루이후이 쌍둥이를 출산했죠.
2023년 쌍둥이 판다 출산 당시 에버랜드는 아이바오가 러바오와 자연 번식에 성공했고 이후 식욕 저하와 수면 증가 등 임신 가능성을 보이는 변화가 나타나 판다월드 내실에서 집중 보살핌을 받았다고 설명했는데요. 쌍둥이는 그해 7월 7일, 각각 180g과 140g의 아주 작은 몸으로 태어났습니다.

거기다 유튜브 채널 ‘뿌빠TV’와 ‘에버랜드’를 통해 러바오와 아이바오가 만남을 준비하는 영상이 2월 게재된 것 또한 이 가정에 힘을 싣는데요. 이 또한 세 자매의 만남 전에 있었던 일이죠.
기대만큼 걱정도 앞서는데요. 벌써 3번째 출산인 데다, 아이바오의 나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죠. 아이바오는 2013년 7월생으로 올해 만 12세이고, 7월이면 만 13세가 되는데요. 스미스소니언 국립동물원은 자이언트판다가 4~7세 사이 번식 성숙에 이르고 20대까지도 번식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죠. 사람 나이로 단순 환산해 표현하는 방식은 자료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략 30대 후반 정도로 적어도 판다 기준에서 아이바오는 아직 번식 가능 연령대 안에 있는 성숙한 어미에 가깝습니다.
그렇다고 걱정이 과한 것은 아닙니다. 아이바오는 어린 초산 개체가 아니라 이미 푸바오와 루이바오·후이바오를 낳은 경험 있는 어미죠. 번식기와 가임신 과정은 임신 여부와 무관하게 개체의 몸과 행동을 크게 흔들 수 있는데요. 실제 임신으로 이어진다면 출산과 육아라는 또 다른 부담도 뒤따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바오의 몸 상태죠. 새 생명은 보전 차원에서 의미 있는 일이지만, 그 의미가 개체의 건강보다 앞설 수는 없는데요.
팬들의 마음이 더 복잡한 이유는 따로 있죠. 출산 이후 이 아이들은 곧 한국을 떠나기 때문인데요. 이미 한 차례 푸바오의 중국 반환 경험이 있는 팬들에게는 듬뿍 준 정 만큼이나 아쉬움이 몇 배로 더해지죠.

푸바오는 2020년 7월 20일 에버랜드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큰 사랑을 받았고 2024년 4월 중국으로 돌아갔는데요. 이후 쓰촨성 워룽 선수핑기지에서 검역과 적응 기간을 거쳐 같은 해 6월 12일부터 대중에게 공개됐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몇 줄로 설명할 단순한 과정이 아니라는데 있는데요.
푸바오가 중국으로 돌아간 뒤 온라인에서는 비공개 접객 의혹, 몸 상태와 사육 환경을 둘러싼 우려가 제기됐죠. 중국 판다보호센터는 외부인 접촉이나 부적절한 먹이 제공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반박했지만, 불안감은 쉬이 잦아들지 않았습니다. 이 안타까운 과정이 루이바오와 후이바오의 향후 반환, 나아가 아이바오와 러바오의 임대 기간, 그리고 혹시나 태어날 또 다른 판다에게도 시선이 겹치고 있죠.

푸바오와 마찬가지로 쌍둥이 판다는 만 4세가 되기 전 2027년 반환을 앞두고 있습니다. 아이바오와 러바오는 임대 기간은 15년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대로라면 2031년에 돌아갑니다.
그렇기에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한국에서의 생활이 보다 안전하고 평안하길 바라는 건데요. 아이바오의 출산에도 여러 시선과 마음이 쏠리는 이유죠.
하지만 현재 분명한 것은 지금 아이바오에게 필요한 것은 환호와 걱정보다 고요함이라는 점인데요. 팬들이 기다리는 것은 단지 또 한 마리의 아기 판다가 아닙니다. 푸바오를 사랑했고 루이바오와 후이바오의 성장에 뿌듯해하고 아이바오와 러바오의 건강을 걱정하게 된 사람들이 다시 한번 조심스럽게 보내는 마음이죠. 다시 아이바오의 시간이 시작됐습니다. 그 시간의 중심에 가장 먼저 놓여야 할 이름은 푸바오도 루이후이도 또 다른 판다도 아닌 아이바오라는 걸 잊지 말아야 할 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