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계엄 미보고' 조태용 전 국정원장, 징역 1년6개월 "국민 신뢰 훼손"

입력 2026-05-21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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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18일 조태용 전 국정원장이 서울 서초구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팀 사무실에서 조사를 위해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11월 18일 조태용 전 국정원장이 서울 서초구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팀 사무실에서 조사를 위해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12·3 비상계엄 선포를 미리 알고도 국회에 보고하지 않아 직무유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태용 전 국정원장에게 징역 1년6개월의 실형이 선고됐다.

21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류경진 부장판사)는 직무유기,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조 전 원장의 선고기일을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조 전 원장이 국회에 허위 답변서를 제출한 혐의, 헌법재판소 탄핵사건에서 위증한 혐의는 유죄로 봤으나 나머지 혐의는 무죄로 판단하면서 앞서 조은석 내란특검이 구형한 징역 7년 대비 적은 형량인 1년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조 전 원장은 국가정보원장으로서 국회 질의에 대해 최대한 성실히 사실대로 답 변해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고 잘못이 있었다면 국민들의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반성하는 책임 있는 자세를 보였어야 한다”면서 “자신의 책임을 축소·은폐하고자 ‘계엄 관련 문건을 전달받거나 그런 사실을 듣고 목격한 바도 없다’는 취지의 허위 내용 답변서를 작성해 국회에 제출했다”고 질타했다.

또 “전 국민 이목이 집중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 탄핵사건에 증인으로 출석해 ‘윤석열, 김용현으로부터 계엄 관련 문건을 받은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위증을 했다”면서 “선서한 증인으로서 의무를 저버리고 헌법재판소가 대통령 탄핵 여부를 심리·판단하는 것을 방해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어 “이런 행위는 국민들을 기만하고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했다는 점에서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비상계엄 선포 사실을 사전에 알고도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하지 않은 직무유기 혐의에 대해서는 “조 전 원장이 정치인 체포를 대통령의 지시로 인식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무죄 판결했다.

또 계엄 이후 박종준 전 경호처장에게 12.3비상계엄과 관련한 증거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의 비화폰 전자정보를 삭제하도록 한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서도 “증거 인멸 의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 결정했다.

조 전 원장은 윤 전 대통령의 12.3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사전에 알고도 국회에 보고하지 않은 혐의로 지난해 11월 구속 기소됐다. 국정원법에 따르면 국정원장은 국가 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대통령과 국회 정보위원회에 지체 없이 보고해야 한다.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의 모습이 담긴 국정원 CCTV 영상을 국민의힘에 선별적으로 제공해 국정원법상 정치관여금지규정 위반 혐의, 박 전 경호처장과 공모해 홍 전 차장의 비화폰 통화 기록을 삭제해 증거인멸 혐의 등도 받았다.

특검은 지난달 열린 결심 공판에서 조 전 원장에게 징역7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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