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의료 관광 성장세 맞물려 웰니스 서비스 접목, 장기 체류 시장 공략

국내 호텔업계의 사업 확장 전략이 빠르게 변모하고 있다. 과거 호텔 산업이 객실 공급과 관광 수요에 기반한 전통적 숙박 비즈니스에 머물렀다면 최근에는 웰니스·의료 관광·시니어 주거·디지털 플랫폼·복합개발 등으로 영역을 넓히며 ‘라이프스타일 인프라 산업’으로 재편되는 흐름이 뚜렷하다.
21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최근 발표된 힐튼, 파르나스호텔앤리조트, 소노인터내셔널의 최근 사업 전략은 이러한 변화의 방향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세 기업은 서로 다른 시장을 겨냥하고 있지만 공통적으로 장기 체류형 수요와 고부가가치 고객 경험을 중심으로 사업 모델을 전환하고 있다는 점에서 궤를 같이한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호텔이 더 이상 여행객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는 점이다. 힐튼은 2028년 부산 기장군에 ‘힐튼 가든 인 부산 기장’을 개관하며 웰니스·의료 관광 수요 공략에 나선다. 온천·시니어 레지던스·웰니스 시설이 결합한 복합 개발 형태인 셈이다. 특히 동남권원자력의학원 등 의료 인프라와 연계해 장기 체류형 의료 관광객 수요를 흡수하겠다는 전략이 핵심이다.
이는 호텔이 관광 숙박 기능을 넘어 ‘헬스케어 체류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부산시가 추진하는 의료 관광 확대 정책과도 맞물리는데, 호텔이 도시의 의료·관광 생태계 일부로 편입되는 모습이다.
반면 파르나스호텔앤리조트는 보다 직접적으로 주거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소요한남 by 파르나스’는 국내 최초의 초고액자산가(UHNWI) 대상 하이엔드 시니어 레지던스를 표방한다. 핵심은 ‘호텔의 서비스’를 주거에 이식하는 것. 24시간 리빙 컨시어지, 발레, 하우스키핑, 인룸 다이닝, 웰니스 관리 등 기존 5성급 호텔의 운영 역량이 그대로 주거 상품 안으로 들어간다. 호텔업의 본질이 객실 판매뿐만 아니라 서비스 운영 능력이라는 점을 극대화한 사례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호텔 브랜드의 레지던스화(residentialization) 현상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소노인터내셔널 역시 잠실 마이스 복합단지 내 ‘소노캄 서울 잠실’을 통해 프리미엄 도심형 웰니스 수요를 겨냥하고 있다. 인피니티 풀과 피트니스, 복합 레저 경험 등을 강화하는 방식이다. 관광보다 회복·휴식·관리 중심의 소비 패턴이 확산하면서 객실 경쟁이 아닌 웰니스 경험 경쟁으로 이동하는 흐름에 발맞춘 것이다. 동시에 소노인터내셔널은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서울 도심권 위탁운영 사업 확대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기존 리조트 중심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MICE와 비즈니스 수요가 집중된 핵심 도심 입지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호텔 프로젝트 대부분이 독립형 호텔이 아닌 복합개발 형태로 추진되는 점도 특징이다. 힐튼 부산 기장은 웰니스·레지던스·호텔 결합형 프로젝트이고, 소노인터내셔널의 잠실 마이스 개발도 전시·컨벤션·상업·문화·수변시설이 결합된 초대형 도시개발 사업이다. 호텔이 복합단지 전체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핵심 앵커시설로 기능하고 있는 것이다.
호텔업계 한 관계자는 “호텔 자체 수익성만으로는 대규모 투자 회수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며 “호텔을 복합단지의 핵심 앵커시설(anchor facility)로 활용해 주변 상업·주거·관광 수요를 동시에 끌어들이는 구조가 점차 확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