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른바 ‘공부 잘하는 약’으로 잘못 알려진 ADHD 치료제 오남용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청소년과 학부모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ADHD 치료제는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 환자의 신경전달물질 불균형을 조절하는 전문의약품이자 의료용 마약류로, 정상 청소년이 복용할 경우 학습 효과는커녕 두통과 불안, 수면장애, 환각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경고다.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1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서 ADHD 치료제에 대해 “ADHD 환자의 뇌에 신경 전달 물질의 불균형을 잡아주는 약”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상적인 청소년들은 뇌에서 신경 전달 물질에 아무 문제가 없다”며 “아무 문제가 없는데도 ADHD 치료제를 복용할 경우 효과는 없고 부작용만 많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ADHD 치료제를 이른바 ‘공부 잘하는 약’처럼 여기는 인식에 대해서도 강하게 선을 그었다. 오 처장은 “두통도 있을 수 있고 불안도 있고 수면 장애도 있고 심하면 환각까지도 있을 수 있다”며 “공부를 잘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런 증상 때문에 학습 효과가 떨어질 수도 있다”고 했다.
특히 청소년들이 시험과 같은 도전을 약물에 의존해 해결하려는 습관을 갖게 될 수 있다는 점도 우려했다. 오 처장은 “학생 때 여러 가지 시험은 학생들로서는 큰 도전”이라며 “본인의 도전을 약으로 해결하려는 습관이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ADHD 치료제는 전문의약품이기도 하고 의료용 마약류”라며 “우리 아이의 건강한 미래를 지금 당장 시험을 위해 약에 의존하는 습관으로 해결해야 할지 깊이 생각해 볼 문제”라고 강조했다.
최근 ADHD 환자 증가세에 대해서는 진단 기준 변화와 사회적 인식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진행자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인용해 ADHD 환자가 2020년 약 8만 명에서 2025년 26만 명으로 늘었다고 언급하자, 오 처장은 “진단 기준에서 ADHD라고 판별하는 부분이 확대된 부분도 있고, ADHD를 복용하는 환자층이 굉장히 늘어났다”고 말했다. 또 “30대, 40대 ADHD 환자층이 늘어났고, 병원 가는 것에 대한 수용성이 높아진 부분도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에 처방이 집중되는 현상에 대해서는 “ADHD 처방을 해주는 병원들이 강남 3구에 많이 집중돼 있는 부분도 있다”며 “특별히 강남 3구의 문제라기보다는 전국적으로 청소년들이 경계해야 할 문제”라고 했다.
오 처장은 의료용 마약류 처방 관리 체계도 설명했다. 그는 “전 국민이 처방받는 의료용 마약류는 식약처의 마약류 관리 통합 시스템에 모든 데이터가 저장된다”며 “AI 기술을 적용해 처방을 많이 해주는 의료기관이나 특정 환자가 너무 처방을 많이 받은 경우 점검을 나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병원을 옮겨 다니며 처방을 받는 이른바 ‘의료 쇼핑’을 막기 위해 ADHD 치료제에 투약 이력 확인 제도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오 처장은 “의료 현장에서 환자가 왔을 때 처방하기 전에 1년간의 이력을 확인할 수 있다”며 “이미 많이 처방받은 경우 처방을 해주지 않는 게 맞겠다고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비만 치료제 오남용 문제도 거론됐다. 마운자로와 위고비 등 비만 치료제와 관련해 오 처장은 “체질량지수, BMI가 30 이상이면 보통 비만이라고 하는데 30보다 훨씬 낮은데도 더 날씬해지고 싶어서 처방받으려는 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의료기관과 약국의 부적절한 유통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 처장은 “식약처와 지방정부가 최근에도 600군데 이상을 점검해 몇 군데를 적발했다”며 “비만 치료제에서 또 하나의 문제는 온라인이나 SNS로 불법 유통이 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온라인 불법 유통 제품의 위험성도 강조했다. 오 처장은 “정말 마운자로인지 위고비인지, 정말 그 약인지 알 길이 없고 식약처가 관리하지 않는 것”이라며 “여기에 어떤 해로운 물질이 있는지 알 수도 없다”고 경고했다. 이어 식약처 내 사이버조사단이 온라인과 SNS 불법 유통을 살펴보고 사이트 차단 등의 조치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프타 수급 우려에 따른 주사기 공급 문제에 대해서는 현재 생산과 공급망이 안정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오 처장은 “산업부, 식약처, 복지부가 원팀으로 긴밀히 논의하면서 협업하고 있다”며 “산업부에서 나프타를 가장 최우선으로 의료 제품에 주고 있다”고 말했다. 또 “주사기 생산은 작년보다 더 증가한 상황”이라며 “일부 유통망에서 매점매석을 하려는 것이 감지돼 식약처가 1차 단속, 2차 단속, 특별 단속을 했다”고 밝혔다.
오 처장은 “지금 공급망과 유통망이 어느 정도 안정화돼 현장에서 주사기에 대한 불안은 많이 가라앉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렇지만 계속 긴장감을 가지고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