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인텔, 반도체 생산 협력 잠정 합의…트럼프 정부가 중재

입력 2026-05-09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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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부족·AI 칩 경쟁 속 미국 내 생산 확대 움직임
美정부, 인텔 지분 10% 확보 뒤 애플·엔비디아·스페이스X 연결
TSMC 독주 견제 본격화

▲인텔 주가 추이. 8일(현지시간) 종가 124.92달러. (출처 마켓워치)
▲인텔 주가 추이. 8일(현지시간) 종가 124.92달러. (출처 마켓워치)
애플과 인텔이 애플 기기에 들어가는 일부 반도체를 인텔이 생산하는 내용의 잠정 합의에 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과 인텔이 최근 이 같은 내용의 공식 계약 초안을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양사는 1년 넘게 집중 협상을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식에 인텔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3.96% 폭등한 124.92달러로 마감했다.

인텔이 어떤 애플 제품용 칩을 생산하게 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애플은 매년 2억 대 이상의 아이폰과 수백만 대 규모의 아이패드·맥(Mac)을 판매하고 있다. 애플과 인텔은 이번 보도와 관련해 공식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미국 내 반도체 생산을 확대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중재로 이번 합의가 이뤄졌다고 WSJ는 전했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해 여름 인텔에 대한 약 90억달러(약 13조1800억원) 규모의 연방 지원금을 주식으로 전환해 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보유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이후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등과 잇따라 접촉하며 인텔과 협력하도록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엔비디아는 지난해 인텔에 50억 달러(약 7조 원)를 투자했으며, 양사는 데이터센터용 맞춤형 중앙처리장치(CPU) 생산 협력을 발표했다. 지난달에는 머스크와 인텔이 텍사스주에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는 ‘테라팩(Terafab)’ 프로젝트도 공개했다.

인텔은 한때 세계 반도체 시장을 주도했지만 기술 개발 실패와 경영 혼선 등으로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대만 TSMC, 한국 삼성전자에 크게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지난해 인텔 CEO로 취임한 립부 탄은 대대적인 조직 개편과 첨단 공정 투자 확대에 나서며 인텔 재건을 추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립부 탄 CEO의 중국 연계성을 문제 삼으며 퇴진을 요구하기도 했지만, 이후 탄 CEO의 적극적인 설득으로 관계가 개선되면서 미 정부의 인텔 투자와 지원이 본격화됐다.

인텔은 현재 최첨단 제조 공정인 ‘14A’ 개발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며, 최근에는 TSMC 출신 고위 임원들을 영입하는 등 기술 경쟁력 강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애플이 인텔과 협력하려는 배경에는 반도체 공급 부족 문제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애플은 현재 아이폰·아이패드·맥용 자체 설계 칩 대부분을 TSMC에 위탁 생산하고 있지만, 인공지능(AI) 칩 수요 폭증으로 TSMC 생산능력이 빠르게 소진되면서 공급 압박을 받고 있다.

쿡 CEO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도 “첨단 칩 공급 부족 때문에 일부 제품 수요를 제대로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맥 미니와 맥 스튜디오가 수급 균형에 도달하기까지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협력이 성사되면 미국 내 첨단 반도체 생산 확대와 함께 TSMC 중심의 글로벌 공급망 구조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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