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실률 꺾인 서울 오피스, 투자시장도 선방…CBD 공급은 변수

입력 2026-05-06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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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일대 전경. (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일대 전경. (연합뉴스)

서울 A급 오피스 시장의 공실률 상승세가 7분기 만에 꺾였다. 도심권역(CBD)과 강남권역(GBD)을 중심으로 임차 수요가 이어진 영향이다. 투자시장에서는 서울스퀘어 1조 원대 거래가 성사되며 상업용 부동산 거래 규모를 떠받쳤다. 다만 올해 CBD에 대형 신규 공급이 집중될 예정인 만큼, 하반기에는 자산별 가격 차별화가 더 커질 전망이다.

6일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 기업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1분기 서울 A급 오피스 평균 공실률은 4.0%로 전 분기 대비 0.3%포인트(p) 하락했다. 2024년 2분기부터 7분기 연속 이어졌던 공실률 상승세가 처음으로 꺾인 것이다. 같은 기간 순흡수면적은 3만550㎡로 증가했다. 순흡수면적이란 신규 입주와 기존 임차인의 증평 면적에서 퇴거 면적을 뺀 수치를 말한다. 시장 내 점유 면적이 전 분기보다 늘었다는 의미다.

CBD의 공실 해소가 전체 공실률 하락을 이끌었다. CBD에서는 파인에비뉴 A동, 더케이트윈타워 등에서 기존 임차인들의 추가 계약 수요가 발생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신설 조직은 트윈트리타워 A동에, 엔카닷컴은 그랜드센트럴에 입주하기로 했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서울스퀘어에 신규 사무실을 열었다.

GBD 공실률은 2.5%로 주요 권역 가운데 가장 낮았다. A급 오피스에 대한 기업 수요가 이어진 영향이다. 컬리는 코레이트타워에서, 더파운더즈는 글라스타워에서 각각 증평 계약을 체결했다. 시몬스는 파르나스타워로 이전했고, 법무법인 평정은 그레이츠 강남에 신규 지점을 열었다.

임대시장 안정은 투자시장에서도 오피스 선호로 이어졌다. 상업용 부동산 거래 총액은 약 4조9000억원(30건)으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 대비로는 약 41% 감소했지만, 1년 전 대비로는 약 27% 증가한 수준이다. 이중 오피스거래가 약 3조3000억원(10건)을 차지했다. 물류센터 거래가 크게 줄어든 가운데 오피스 대형 거래가 전체 시장을 지탱했다.

1분기 최대 거래는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의 남산 서울스퀘어 인수였다.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은 ARA자산운용과 NH투자증권으로부터 서울스퀘어를 약 1조2885억 원에 인수했다. 거래 면적은 13만2799㎡, 평당 거래가는 약 3207만 원이다. 서울역 일대 정비사업에 따른 입지 개선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CBD에서는 코람코자산신탁이 캡스톤자산운용으로부터 에티버스타워를 약 2647억 원에 인수했다. 코람코자산신탁은 기존 임차인인 에티버스를 전략적 투자자(SI)로 유치했으며, 인수 후 시설 개선을 추진할 예정이다. GBD에서는 한웰그룹이 코람코자산신탁으로부터 케이스퀘어 강남2를 약 3550억 원에 매입했고, 분당·판교 권역에서는 한화비전이 사옥 확보 목적으로 휴맥스빌리지를 약 2800억 원에 인수했다.

SI와 실수요자의 사옥 매입 수요가 이어지는 한편, 기업의 자산 유동화도 나타나고 있다. F&F 사옥, 삼성생명 잠실빌딩 등 비부동산 기업이 보유한 자산을 기관투자자에게 매각하는 경우다. 자금력을 갖춘 SI와 실수요자는 사옥 확보에 나서고, 기업들은 보유 부동산을 유동화해 재무 여력을 확보하는 흐름이 동시에 나타난다는 평가다.

오피스 투자시장에서 당분간 신중한 접근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과거처럼 금리 인하 기대만 보고 자산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보다, 실제 임차인이 안정적으로 들어와 있는지와 임대료 수입이 꾸준히 나오는지를 더 따지는 분위기다. 반도체 수출 호조와 소비 회복세에도 건설투자 회복은 더디고, 중동 리스크와 미국 관세 불확실성이 대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2.50%로 유지하면서 추가 인하 가능성은 불투명한 상태다.

CBD 신규 공급도 변수다. 올해 2분기 G1 Seoul과 르네스퀘어, 4분기 이을타워가 준공되면서 CBD에만 약 25만㎡의 신규 오피스 물량이 나온다. 오랜 기간 대형 프라임 오피스 공급이 제한됐던 만큼 임차인 선택지는 넓어지겠지만, 현재 사전 임대차 계약 수준을 감안하면 준공 직후 단기 공실률 상승은 불가피하다.

상업용 부동산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사옥을 직접 쓰려는 SI의 매입 수요와 기업들의 보유 부동산 매각, 펀드 만기 도래에 따른 매물 출회는 거래를 늘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면서도 "다만 투자 수요는 입지와 임차 안정성에 따라 자산별 가격차가 더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물류센터는 대형 코어 자산, 호텔은 관광 수요 회복 자산, 리테일은 강남·성수 등 핵심 상권으로 쏠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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