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부, 업계·공공기관과 협약…설비 교체 138억원 반영해 생산기반 확충
중동전쟁 장기화로 종량제봉투 원료 수급 불안이 커지며 생활현장의 불편 우려가 번지는 가운데 정부가 재생원료 확대라는 해법을 꺼내 들었다. 일부 지역과 유통 현장에선 사재기 조짐과 판매 제한까지 나타난 만큼, 단기 수급 관리에 그치지 않고 폐자원을 활용한 대체 원료 체계를 키워 공급망 충격을 흡수하겠다는 것이다. 종량제봉투를 외부 변수에도 흔들리지 않는 순환경제 전환의 시험대로 삼겠다는 점에서 정부 대응이 한층 본격화한 모습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3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농수산재활용사업공제조합에서 재생원료 생산 및 종량제봉투 제작 업계, 관련 기관과 ‘재생원료 사용 종량제봉투 제작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에는 한국프라스틱공업협동조합연합회, 한국농수산재활용사업공제조합, 한국환경공단, 인테크, 동성이 참여했다. 협약은 최근 중동전쟁 장기화로 종량제봉투 원료인 폴리에틸렌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폐자원으로 만드는 재생원료가 대체 원료로 주목받으면서 마련됐다.
앞서 현장에서는 종량제봉투를 미리 사두려는 수요가 몰리며 일부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 구매 수량을 제한하는 사례가 나왔다. 지자체들도 긴급 제작과 판매 제한 권고, 특별배송 등 대응에 나서며 수급 불안을 진화해 왔다. 정부가 이번 협약을 통해 재생원료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도 이 같은 현장 불안에 대응해 공급 기반을 넓히려는 조치다.
정부와 업계는 앞으로 고품질 재생원료를 활용한 종량제봉투 생산·보급을 확대하고, 생산 정보와 기술을 공유하는 상생협력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일시적인 원료 수급 차질을 넘어 재생원료 기반의 생산 구조를 넓혀 공급망 안정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기후부는 재생원료 종량제봉투 보급 활성화를 위해 올해 ‘전쟁추경’에 종량제봉투 생산설비 교체 비용 138억원을 반영했다. 한국농수산재활용사업공제조합은 균일한 품질의 재생원료가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재활용 체계 구축과 시설 개선 지원에 나서고, 한국프라스틱공업협동조합연합회는 봉투 제작 과정에서 재생원료 투입 확대와 품질 검증을 맡기로 했다.
한국환경공단은 재생원료 생산 정보를 종량제봉투 제작업체에 제공해 수요와 공급이 원활히 연계되도록 관리체계를 구축·운영할 계획이다. 인테크와 동성도 재생원료 사용 우수업체로서 기술 자문과 지원에 참여해 제작업계의 전환을 돕기로 했다.
기후부는 이번 협약을 제조업계와 재활용업계 간 연계 체계를 구축하는 모범 사례로 삼아 다른 품목으로도 재생원료 사용 확대를 검토할 방침이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국내 폐자원으로 만든 재생원료는 우리 자원 공급망의 든든한 기초”라며 “업계와 협력해 종량제봉투부터 재생원료 사용을 늘려가며, 이를 통해 중동전쟁 같은 외부 충격에도 흔들리지 않는 순환경제의 모범사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