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수입차 최초로 월 판매 1만대 넘어

국내 전기차 시장이 중동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을 뚫고 되살아나고 있다. 특히 테슬라는 기존 수입차 강자인 BMW·메르세데스-벤츠를 넘어 국산 브랜드까지 위협하는 수준으로 성장하며 전기차 시장 판도를 흔들고 있다.
7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신차로 등록된 전기차는 4만2031대로 전년 동월 대비 135.4% 증가했다. 1분기 기준으로는 8만3529대가 팔리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5만47대) 대비 149.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까지 이어졌던 캐즘 국면에서 벗어나 단기간에 뚜렷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올해 들어 전기차 판매가 반등한 가장 큰 이유는 중동 전쟁 이후 고유가 국면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차량 유지비 부담이 커지자 전기차의 경제성이 부각되며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기준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윳값은 L당 1961.56원으로 전날보다 3.19원 올랐다. 같은 시각 경유 가격은 2.90원 상승한 1952.11원을 기록했다.
연초부터 지급된 전기차 보조금도 수요를 끌어올렸다. 전기차 보조금은 보통 3월 전후로 발표됐지만 올해는 1월에 확정돼 보조금을 받고 전기차를 구매하려는 수요가 연초부터 늘어났다. 전라남도 광주·목포·나주 등 일부 지역에서는 상반기 전기승용차 보조금이 모두 소진된 것으로 나타났다. 완성차 업체들이 올해 들어 대규모 프로모션을 진행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국내 완성차 기업 중에서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판매량이 두드러진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지난달 전기차 판매량은 2만3996대로 전년 동기(1만2169대)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특히 기아는 1만6187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148.6% 증가했고, 현대차 역시 7809대로 38% 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에 힘입어 1분기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판매량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수입차 시장에서는 테슬라가 국산 브랜드를 위협할 수준으로 성장하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달 테슬라코리아는 1만1130대를 판매하며 BMW(6785대), 메르세데스-벤츠(5419대)를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수입차 브랜드가 월간 판매 1만대를 돌파한 것은 테슬라가 처음이다.
테슬라의 판매 확대는 가격 경쟁력과 공급 안정화가 맞물린 결과로 평가된다. 지난달 모델Y(6749대)와 모델3(3702대)가 나란히 판매 1, 2위를 차지하며 실적을 견인했고, 연초 가격 인하를 통해 보조금 수요를 선점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테슬라코리아는 6인승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 Y L’도 출시해 국내 시장 공략을 더욱 강화한다. 현대차 싼타페와 기아 쏘렌토가 주도해온 패밀리카 시장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완성차 업계에서는 중동 전쟁 여파로 인한 전기차 성장세가 단순한 반등을 넘어 시장 구조 변화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기후에너지환경부가 7월 1일부터 전기차 판매사의 국내 공급망 기여도 등을 반영해 새 보조금 지급 기준을 적용함에 따라 변수가 될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연초 보조금 지급과 할인 프로모션, 고유가까지 더해지면서 전기차가 성장세를 타고 있다”며 “올해도 전기 신차가 지속적으로 출시되면서 판매량은 더욱 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