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금융도 ‘데이터 기반 인력관리’ 전환⋯슬림화 추세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지점 인력 운용 방식 개편에 나섰다. 업무량을 기준으로 인력을 다시 배치하는 구조를 도입하면서 정책금융기관도 효율과 성과 중심 조직으로 재편되는 흐름이 본격화는 모습이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금공은 최근 ‘지점 직무가치 기반 정원관리 체계 구축’을 위한 연구용역에 착수했다. 지점별 업무량을 정밀하게 분석해 적정 인력을 산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인력 운용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다.
이번 개편은 대내외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성격이 짙다. 금리 변동에 따라 정책모기지 수요가 크게 흔들리고, 고령화로 주택연금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등 사업별 업무량 편차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은행과 다른 공공기관들이 인력 운용을 효율화하는 만큼, 주금공도 조직 운영 방식 재정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주금공 관계자는 “실질적인 업무 부담을 정밀하게 측정하고 이를 기반으로 적정 정원 배분 모델을 개발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핵심은 ‘업무량을 어떻게 측정하느냐’다. 그동안은 결재 건수 등 단순 지표를 중심으로 인력을 산정해 왔지만 앞으로는 직원 1인당 관리 고객 수, 심사 처리 기간, 통화량, 내방 고객 대응, 민원 처리 수준까지 반영해 실제 업무 부담을 계량화할 예정이다. 직무별 난이도, 직급별·직위별 업무 숙련도 등도 고려한다.
정책모기지는 신규 심사 처리 시간과 사후관리, 민원 대응까지 포함해 업무량을 산출하고, 주택연금은 상담과 신청 과정에서 발생하는 통화량과 신탁형 상품 관련 법률 검토 등에 걸리는 시간을 산출한다. 전세보증과 구상권 관리도 강제집행, 분할상환 등 처리 시간을 포함해 인력 수요를 계산한다. 정책금융 업무를 사실상 ‘시간 단위’로 쪼개 분석하는 셈이다.
이를 통해 개인별 적정 업무량과 지점별 적정 정원을 동시에 도출할 계획이다. 업무량 격차를 반영해 지점 간 인력을 재배치하고, 향후 주택시장 상황이나 정책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인력을 조정할 수 있는 기준도 마련한다. 단순한 인력 배분을 넘어 정원 관리의 기준을 만드는 작업이다.
이번 개편은 인사 조정을 넘어 구조적인 변화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정원관리 체계를 바꾼다는 건 조직 운영 방식을 바꾸는 것”이라며 “정부 기조처럼 정책금융도 효율과 성과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은 발 빠르게 점포 축소와 비대면 전환을 통해 인력 구조를 슬림화하는 추세다.
업무량 기준이 도입되면 지점별 인력 편차가 더욱 명확해지고, 일부 지점의 과잉 인력은 자연스럽게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공기업 특성상 단기간 내 인력 감축으로 이어지기는 어렵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자연 감소를 통해 인력 효율화가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