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값 인하, 체감 안되네요”…쉽게 채우기 힘든 장바구니(르포)[물가 안정 딜레마]

입력 2026-03-26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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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소비자들 “원래 저렴한 라면, 인하에 체감 크지 않아”
“전체적인 장바구니 비용 부담 커⋯전반적 물가 안정 필요”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 있는 한 대형마트에 고객들이 할인하고 있는 딸기 매대에 몰려 있다. (문현호 기자 m2h@)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 있는 한 대형마트에 고객들이 할인하고 있는 딸기 매대에 몰려 있다. (문현호 기자 m2h@)

“장바구니에 물건 담기가 무서울 정도예요. 많이 담지도 않았는데 10만원은 금방 나와요.”

 25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의 한 대형마트. 식료품 코너를 돌던 50대 주부 장경인 씨는 연일 오르는 물가가 부담스럽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요즘은 세일 상품만 고른다”며 “그래도 예상보다 비싸면 결국 물건을 내려놓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최근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따라 라면과 과자, 빵 등 일부 가공식품 가격이 내려갔지만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은 오히려 더 까다로워진 모습이었다. 이날 마트 곳곳에는 ‘특가’, ‘할인’ 문구가 붙어 있었지만 소비자들은 쉽게 손을 뻗지 않았다. 가격표를 확인한 뒤 한참을 고민하다가 제품을 다시 진열대에 내려놓는 모습이 반복됐다.

카트에 담겼던 상품이 계산대에 도달하기 전 빠지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장 씨는 “라면값이 내려간다고 해도 원래 저렴한 품목이라 딱히 가격을 보고 사지는 않는다”며 “오히려 시금치, 오이 같은 채소나 과일 가격이 더 부담스럽다”고 했다.

 가공식품 코너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라면 가격이 일부 내려갔지만 소비자들은 브랜드 제품 대신 자체브랜드(PB) 상품을 비교하며 가격을 따지는 모습이 많았다. 소폭 인하된 가격보다 ‘더 싼 선택지’를 찾는 데 집중하는 분위기였다. PB 상품을 살피던 50대 주부 정은미씨는 “전체 장바구니 비용 부담이 확실히 커졌다”면서 “일부 제품의 가격을 조금씩 내렸다지만 체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가 여전히 높은 이유는 신선식품 가격 때문이다. 채소와 과일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장바구니 전체 비용을 끌어올리고 있어서다.

실제 이날 가장 붐빈 곳은 ‘2팩 구매 시 할인’ 행사 중인 딸기 매대였다. 1팩 구매 시 4980원이지만 2팩을 사면 팩당 3980원에 판매했다. 행사장에서 물건을 고르던 소비자는 “가공식품보다 채소와 과일값이 더 부담된다”면서 “딸기 할인 행사를 해 여러 개를 샀다”고 말했다. 할인 상품에만 수요가 몰리는 ‘선별 소비’ 경향이 뚜렷했다.

 인근 프랜차이즈 빵집 앞의 상황도 비슷했다. 가격 인하 안내 문구가 붙어 있었지만 매장 안은 붐비지 않았다. 매장 앞에서 만난 30대 김수연 씨는 “빵 가격을 내렸다고 하지만 인하 폭이 크지 않아 체감하기 어렵다”며 “결국 필요한 것만 사게 된다”고 귀띔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각 사가 대형 할인 행사와 초저가 상품을 확대하고 있지만, 소비자의 장바구니 물가 체감도를 끌어내리기 쉽지 않다”면서 “특히 채소·과일 등 신선식품 가격이 높아 장바구니 전체 비용을 끌어올리는 형국”이라고 짚었다.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 있는 한 대형마트 내 라면 매대. (문현호 기자 m2h@)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 있는 한 대형마트 내 라면 매대. (문현호 기자 m2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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