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LNG 쇼크에 ‘석탄 회귀’…한국 산업계 ‘비상등’

입력 2026-03-19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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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생산중단에 글로벌 LNG 공급 20% 증발
태국, 석탄 화력 발전 최대 출력 가동 지시
LNG, 지정학적 충격 약한 ‘구조적 한계’ 노출
韓 정유·석화업계 가장 큰 직격탄…‘역마진’ 위기

▲카타르 라스라판 산업도시에 있는 카타르에너지의 액화천연가스(LNG) 생산시설. (라스라판(카타르)/로이터연합뉴스)
▲카타르 라스라판 산업도시에 있는 카타르에너지의 액화천연가스(LNG) 생산시설. (라스라판(카타르)/로이터연합뉴스)
중동 전쟁이 격화되면서 액화천연가스(LNG) 공급량이 급감하고 있다. 이는 LNG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주요 경제국들에 직격탄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각국은 LNG 확보를 위해 출혈 경쟁을 벌이는 것은 물론 석탄 부활 카드까지 꺼냈다. 한국 산업계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달 28일 대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고 카타르의 생산이 중단되면서 전 세계 LNG 공급량의 약 20%가 시장에서 사라졌다.

특히 카타르 LNG 수출의 약 80% 이상이 아시아로 향하는 만큼 공급 차질이 이어지면 역내 에너지 시장에 미칠 파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아시아 주요 수입국의 카타르산 LNG 비중은 인도 46%, 대만 35%, 중국 30%, 태국 21%, 한국 15% 등으로 파악된다.

이에 공급 부족을 막기 위해 아시아 각국의 전력회사들은 현물 시장에서 남아 있는 LNG 물량을 사들이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고, 이에 가격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일부 국가는 에너지 배급을 검토하고 있으며 가격 상승을 완화하기 위해 국가 재정을 투입했다. 동시에 많은 국가가 석탄 화력 발전소로 눈길을 돌렸다.

태국 정부는 이달 석탄 화력발전소를 최대 출력으로 가동하도록 지시하고, 가격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국가 보조금을 투입하고 있다. 방글라데시도 석탄 발전 비중을 크게 늘렸다. 대만은 LNG 공급 차질이 다음 달까지 이어지면 미국산 LNG 수입 확대와 함께 폐쇄된 석탄 발전소를 재가동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 정부도 원자력과 석탄 발전을 늘려 에너지 변동성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라고 NYT는 전했다.

전문가들은 중동 전쟁으로 인한 이번 사태가 LNG의 구조적 한계를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LNG는 그동안 석탄보다 친환경적이고 재생에너지보다 안정적인 ‘전환 연료’로 주목받았지만 해상 운송에 의존하는 특성상 지정학적 충격에 취약하다는 것이다.

엠버의 디니타 세티아와티 애널리스트는 “아시아는 중대 기로에 서 있다”면서 “LNG는 전 세계 어디든 공급 가능한 안정적 에너지원으로 평가받았지만, 이제 공급망 자체가 병목에 직면하고 있다. 이 지역에서 경제 성장을 지속하려면 에너지 안보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NYT는 단기적으로 아시아 국가들은 전쟁 기간 값비싼 가스를 대체하기 위해 석탄 사용을 계속 늘릴 것이나 중장기적으로는 LNG를 유지할지, 재생에너지로 전환할지 선택해야 한다고 짚었다.

가령 파키스탄의 경우에는 여전히 가스 공급 중단 등의 문제를 겪고 있지만, 재생에너지 확대 덕분에 더 큰 충격은 피하고 있다. 저렴한 중국산 태양광 패널을 기반으로 2021~2024년 사이 태양광 발전 설비를 약 세 배로 늘리며 LNG 의존도를 낮춘 것이다.

제로카본애널리틱스의 에이미 콩 애널리스트는 “단기적으로는 석탄 의존이 불가피하지만, 향후 5년 안에는 LNG와 재생에너지 중 무엇이 경제성과 안정성에서 우위인지에 대한 논의가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름길이 막히고 가스관이 끊기는 초유의 사태에 직면할 경우 한국이 글로벌 에너지 대란의 가장 취약한 ‘인질’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LNG는 물론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90%를 넘는 한국에 유가 상승도 치명적이다. 가장 큰 직격탄을 맞는 곳은 정유와 석유화학 업계다. 원유 가격이 오르면 기초 원료인 나프타 가격이 동반 폭등한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침체로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아 기업들은 팔면 팔수록 손해가 나는 ‘역마진’의 늪에 빠질 수 있다.

반도체와 철강 등 국가 기간산업 역시 전방위 압박을 받고 있다.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공정 특성상 유가 상승에 따른 한국전력공사의 적자와 전기료 인상은 피할 수 없는 악재다. 이는 제조원가 구조 자체를 뒤흔들어 영업이익 방어선 붕괴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항공업계는 유가 상승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항공사 비용 구조에서 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통상 30~40% 수준이다. 유가가 급등할 경우 항공사의 수익성에 곧바로 부담으로 작용하게 된다. 대한항공은 연간 예상 유류 소모량의 최대 50%에 대해 유가 헤지를 실행 중인 가운데 국제유가 추이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대응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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