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신용 균열에 긴장 고조..국내 크레딧시장 흔들 수도 [그림자대출의 역습 下-②]

입력 2026-03-20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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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옆에 ‘월가’ 표지판이 걸려 있다. 뉴욕/AP뉴시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옆에 ‘월가’ 표지판이 걸려 있다. 뉴욕/AP뉴시스
미국발 사모신용 시장 불안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국내 회사채 등 크레딧시장에도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당장은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우세하지만,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으로 불안이 확산할 경우 파급력은 결코 적지 않을 수 있다는 경고도 동시에 제기됐다.

19일 국내 전문가들은 이번 사모신용 위기가 주요 투자은행(IB)들의 파산과 금융경색을 불러왔던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와 같은 시스템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은 낮다고 보면서도, ‘확산 여부’가 향후 시장 방향을 좌우할 핵심 변수라고 진단했다. 즉, 지금은 고요하지만, 균열이 번지는 순간 상황은 빠르게 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크레딧시장도 긴장의 끈을 놓기 어려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투자협회)
(금융투자협회)

현재까지 국내 크레딧시장은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AA-등급 회사채 3년물 스프레드는 50bp(1bp=0.01%포인트)대 후반, AAA등급 은행채 3년물은 30bp대 초반을 기록 중이다. 연초 이후 평균치(각각 54.1bp, 29.5bp)와 비교해도 큰 변화가 없다. 미국 이란 전쟁에 따른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와 사모신용 우려가 겹친 상황에서도 시장은 아직 평온함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를 ‘안도 국면’이라기보다는 ‘지연된 반응’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크레딧스프레드는 위기 신호를 가장 늦게 반영하는 지표인 만큼, 현재의 안정세가 오히려 경계 신호일 수 있다는 것이다. 김상만 하나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신용채권시장은 국채나 환율시장보다 한 박자 늦게 반응하는 특성이 있다”며 “지금은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글로벌 금융경색으로 번질 경우 시장 구조와 무관하게 조정 압력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구조적 차이로 인해 직접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여전히 우세하다. 미국은 대출을 유동화해 펀드로 만들고 이를 다시 담보로 레버리지를 일으키는 등 파생상품 구조가 발달해 있는 반면, 국내는 은행·제2금융권 중심의 단순 대출 구조에 머물러 있어 전이 경로가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이승재 iM증권 크레딧채권 연구원은 “사모시장은 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자본규제가 강해진 틈을 파고들어 급격히 팽창한 시장”이라며 “국내는 금융기관 중심의 대출 시스템이 견고해 동일한 방식의 충격 전이는 쉽지 않다”고 평가했다.

기업 신용도에 미칠 영향도 아직은 제한적이라는 시각이다. 박선지 나이스신용평가 IS실장은 “미국 사모시장과 국내 회사채 시장 간 직접 연결고리가 크지 않다”며 “현 시점에서 스프레드 확대나 기업 신용등급 하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시장 일각에서는 ‘지금은 대비할 시점’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위기가 현실화되기 전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김 수석연구위원은 “신용시장은 충격이 본격화된 이후 반응하는 만큼 사전적인 리스크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투명한 평가체계 구축 필요성도 제기됐다. 박 실장은 “사모신용 투자 자산에 대한 정교한 모니터링과 함께 독립적인 평가모델이 필요하다”며 “내부 모델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객관적 가이드라인을 금융당국과 시장이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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