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등학생 3명 중 1명은 긴 글을 10분 이상 집중해 읽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짧고 자극적인 영상 중심의 ‘숏폼 콘텐츠’ 이용이 일상화되면서 학습에 필수적인 독해력과 집중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진학사가 전국 고등학생 352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긴 글을 10분 이상 집중해서 읽기 어렵다’는 응답은 30.6%로 집계됐다. 세부적으로는 ‘매우 그렇다’ 8.4%, ‘그렇다’ 22.2%였다. 반면 ‘어렵지 않다’는 응답은 41.0%로 더 많았지만, 약 3명 중 1명이 장문 독해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점에서 학습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특히 ‘보통이다’라는 응답도 28.5%에 달해, 상당수 학생이 독해 집중력에 있어 경계선 상태에 놓여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단순히 일부 학생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학습 습관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이 같은 변화는 숏폼 콘텐츠 이용 습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57.9%는 ‘특별한 목적 없이 습관적으로 숏폼 앱(유튜브 쇼츠, 릴스 등)을 실행한다’고 답했다. ‘그렇지 않다’는 응답은 17.1%에 그쳐, 대다수 학생이 일상적으로 짧은 영상 콘텐츠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용 시간에 대한 자기 통제도 쉽지 않다는 점이다. ‘원할 때 시청을 멈출 수 있다’는 응답은 20.1%에 불과했고, 나머지 78.4%는 ‘의도보다 더 오래 시청하게 된다’고 답했다. 이 중에서도 ‘가끔 길어진다’는 응답이 51.6%로 가장 많았지만, ‘자주 통제가 어렵다’(20.1%)와 ‘통제가 매우 어렵다’(6.8%)는 응답도 적지 않았다.
숏폼 콘텐츠 특유의 알고리즘 구조가 이러한 현상을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짧은 영상이 끊임없이 이어지며 새로운 자극을 제공하는 방식은 이용자의 체류 시간을 늘리는 동시에 뇌를 ‘짧고 강한 자극’에 익숙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 결과 상대적으로 긴 글을 읽고 맥락을 파악하는 활동에 대한 인내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진학사 측은 “수능 지문이나 교과서처럼 긴 텍스트를 읽고 분석해야 하는 고등학생들에게 이러한 변화는 학습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독서 집중력은 단기간에 회복하기 어려운 능력인 만큼 조기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과 내신 평가 모두 긴 지문을 바탕으로 핵심 정보를 추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고력을 평가하는 구조다. 국어 영역뿐 아니라 영어, 사회·과학 과목에서도 장문 독해 능력은 필수적인 요소로 꼽힌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최근 수능은 단순 지식 암기보다 긴 글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분석하는 능력을 더욱 요구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숏폼 중심의 미디어 이용이 늘어날수록 이러한 능력과의 괴리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학습 집중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공부 시간 동안 스마트폰을 물리적으로 멀리하는 환경을 조성하고, 교과서나 신문 기사처럼 일정 분량 이상의 글을 끝까지 읽는 훈련을 반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짧은 콘텐츠 소비와 긴 글 읽기를 균형 있게 병행하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