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휴머노이드 기업 방문해 기술 확보

LG그룹이 인공지능(AI)과 로봇을 중심으로 전 계열사 역량을 결집하는 ‘원 LG(One LG)’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엔비디아, 팔란티어 등 글로벌 빅테크와 협력을 확대하는 동시에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 확보에도 나서며 제조와 로봇, 데이터센터를 아우르는 AI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는 평가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LG 계열사들은 글로벌 AI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주요 빅테크 기업들과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단순 기술 협업을 넘어 제조 현장과 로봇, 데이터센터 인프라까지 연결하는 원 LG 전략을 통해 그룹 차원의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대표적인 분야는 ‘피지컬 AI’다. LG전자는 엔비디아의 범용 휴머노이드 추론 모델 ‘아이작 GR00T’를 기반으로 자체 피지컬 AI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로봇 개발 플랫폼을 활용해 지능형 로봇의 현장 실증을 진행하며 로보틱스 기술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로봇 기술 확보를 위한 행보도 이어지고 있다. 류재철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중국 상하이를 방문해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 애지봇(AgiBot)을 찾아 기술 동향을 점검했다. 애지봇은 로봇 동작 데이터를 대규모로 학습하는 데이터 학습 팜을 운영하며 휴머노이드 로봇 출하량 기준 글로벌 선두권 기업으로 평가된다.
LG전자는 지난해 애지봇에 지분 투자를 단행하며 기술 협력 기반을 마련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방문을 글로벌 로봇 산업의 기술 흐름을 점검하고 협력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한 행보로 보고 있다. LG전자는 현재 홈 로봇 'LG 클로이드'를 중심으로 로봇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로봇 부품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이노텍은 현대자동차그룹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에 적용되는 비전 센싱 시스템을 공동 개발하며 고정밀 카메라 모듈 기술 확보에 나선 상태다.
AI 전환(AX) 분야에서는 LG CNS가 미국 데이터 분석 기업 팔란티어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LG CNS는 팔란티어의 기업용 AI 플랫폼 ‘파운드리’와 ‘AIP’를 국내 제조·에너지·물류 산업에 맞게 적용하며 기업용 AI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력은 제조 현장의 디지털 전환도 가속화하고 있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엔비디아의 디지털 트윈 플랫폼 ‘옴니버스’를 도입해 실제 공장과 동일한 가상 환경에서 생산 공정을 시뮬레이션하고 있다. 물리 기반 AI 플랫폼을 활용해 제품 개발부터 양산까지 걸리는 시간도 단축했다는 평가다.
이 같은 움직임은 계열사 역량을 결집하는 ‘원 LG’ 전략 아래 추진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LG전자와 LG이노텍, LG에너지솔루션, LG유플러스, LG CNS 등 주요 계열사는 지난해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 본사를 방문해 ‘AIDC 테크쇼’를 열고 데이터센터 인프라 사업 협력 가능성을 모색하기도 했다.
재계에서는 LG가 로봇과 배터리, 센서부터 시스템 통합, AI 모델까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역량을 동시에 확보하며 미래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가전 생태계에서 축적된 소비자 생활 데이터와 그룹 계열사 간 시너지는 LG만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