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사고' 거래소시스템 불신 증폭…가상자산 입법 지연 '빌미'

입력 2026-02-09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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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사고가 흔든 입법 논의의 균형
혁신 중심 기류에 제동…규제 필요성 부상
2단계법 설계에 ‘내부통제’ 변수 등장

▲9일 서울 강남구 빗썸 투자보호센터 (연합뉴스)
▲9일 서울 강남구 빗썸 투자보호센터 (연합뉴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발생한 사고가 개별 이슈를 넘어 시스템 전반에 대한 신뢰 논란으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디지털자산 관련 입법 논의 흐름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가상자산 산업 전반의 관리·감독 체계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문제 제기가 다시 힘을 얻는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는 이르면 이번 주 통합안 논의를 위한 회의를 열기 위해 일정을 조율 중이다. 당 정책위원회가 금융당국의 정부안과 TF 통합안을 병합해 최종안을 마련할 예정인 가운데, TF 차원에서도 통합안 내용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민주당 TF 내부에서는 디지털자산 거래소를 포함한 산업의 성장성과 혁신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금융당국이 제안한 은행권 중심(50%+1)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구조나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15~20%)에 대해서도 비교적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 정책위가 2단계법 논의를 주도하지만, TF 소속 의원들의 의견은 그동안 주요 변수로 작용해 왔다.

다만 빗썸 사고 이후 가상자산 산업 전반에 대한 규제 강화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 분위기다. 금융당국은 7일부터 이틀 동안 빗썸의 비트코인 오지급 사안을 논의하기 위해 긴급회의를 잇달아 개최했다. 금융위원회는 금융정보분석원(FIU), 금융감독원,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 닥사(DAXA)와 함께 긴급 대응 체계를 가동하고, 거래소 전반의 가상자산 관리 실태와 내부 통제 구조 점검에 착수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전날 회의에서 “이번 사고를 통해 가상자산 거래소 내부 통제 체계의 구조적 취약점이 확인됐다”라며 “개별 거래소를 넘어 전반적인 내부 통제 시스템을 점검하고, 필요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겠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가상자산 2단계법을 통해 금융회사 수준의 내부통제 기준을 거래소에 적용하는 방안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번 사태는 디지털자산 관련 사업을 검토 중인 기업들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스테이블코인 등 신사업을 모색하던 기업은 가상자산 제도화 논의가 한층 보수적인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에 주목한다"면서 "이번 사고가 법안 설계 단계에서 관리·감독 요건을 강화하는 계기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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