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밭에 버려진 소년, 개막식 주연이 되다" [미리보는 2026 동계올림픽]

입력 2026-02-03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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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비 인상으로 영하 3도 눈길에 6km 걸어 귀가 '공분'
조직위, 위기를 기회로…개막식 이끄는 '젊은 안내자'로 발탁
총감독 "차가운 버스 문 대신 전 세계 향해 열린 문 보여줄 것"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개막을 4일 앞둔 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두오모 성당을 배경으로 오륜기 조형물이 빛나고 있다. (연합뉴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개막을 4일 앞둔 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두오모 성당을 배경으로 오륜기 조형물이 빛나고 있다. (연합뉴스)
차액 7.5유로(약 1만 원)가 부족해 영하의 날씨에 버스에서 쫓겨났던 이탈리아의 11세 소년이 올림픽 개막식의 주인공으로 무대에 선다. 올림픽 개최에 따른 물가 상승과 약자에 대한 배려 부족으로 이탈리아 전역을 분노하게 했던 사건이 극적인 드라마로 반전된 셈이다.

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현지 언론 및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코르티나담페초 인근에 거주하는 리카르도 주콜로토(11) 군이 오는 6일 열리는 개막식의 특별 출연자로 초청됐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1월 27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학교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리카르도 군은 평소처럼 2.5유로짜리 승차권을 내고 버스에 올랐다. 그러나 버스 기사는 "올림픽 특별 요금 기간이라 10유로를 내야 한다"며 탑승을 거부했다.

수중에 차액인 7.5유로가 없었던 리카르도 군은 결국 영하 3도의 혹한 속에 버스에서 내려야 했다. 휴대전화조차 없던 어린 소년은 눈길 6km를 걸어서 겨우 집에 도착했으며, 귀가 직후 저체온증 증세를 보여 병원 치료를 받았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이탈리아 여론은 들끓었다. 특히 올림픽 개최로 인한 숙박비와 교통비 등 '바가지 물가'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던 시점에 발생한 아동 방치 사건이라 비난의 화살은 올림픽 조직위와 지자체로 향했다.

위기에 몰린 조직위원회는 발 빠르게 움직였다. 비난 여론을 수습하고 올림픽 정신인 '포용'을 강조하기 위해 피해 아동인 리카르도 군을 개막식의 핵심 인물로 섭외한 것이다.

개막식 총연출을 맡은 마르코 발리치 감독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소년을 내쫓았던 차가운 버스 문 대신, 전 세계를 향해 활짝 열린 밀라노의 문을 보여주겠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이에 따라 리카르도 군은 단순한 참관객이 아닌, 개막식 전체 서사를 이끄는 '젊은 안내자' 역할을 맡게 될 예정이다. 소외되었던 소년이 전 세계인을 맞이하는 호스트로 변신하면서, 이번 올림픽이 지향하는 화합의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은 6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17일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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