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흔들려도 블록체인 금융 인프라 제도화는 전진
RWA·스테이블코인 확산 속 미·한 제도 정비 가속

가상자산 시장이 급락하며 자금 이탈이 나타났다. 다만 가격 조정 국면과 달리 블록체인 기술을 금융 인프라로 편입하려는 제도화 흐름은 오히려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2일 트레이딩뷰에 따르면 가상자산 전체 시가총액은 일주일 전보다 12%가량 줄어든 2조5500억 달러로 집계됐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주요 코인이 두 자릿수 하락을 기록한 영향이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이 약 13% 하락했지만, 이더리움은 22% 떨어지며 알트코인 전반으로 낙폭이 확대됐다.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에서는 2024년 출시 이후 처음으로 3개월 연속 순유출이 발생했다. 해당 기간 유출 금액은 총 60억8000만 달러에 달한다. 이더리움 ETF 역시 3개월 연속 자금 유출 흐름을 보였다. 기관 자금이 ETF 시장에서 빠져나가면서 개인 투자 심리도 위축되는 양상이다.
가상자산 시세 급락으로 보유 자산 가치 변동에 직접 노출된 디지털 자산 트레저리(DAT) 기업의 부담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비트코인 트레저리 보유 규모 1위 기업인 스트래티지의 비트코인 평균 매입 단가(7만6040달러)는 비트코인 가격이 7만5000달러 선까지 밀리며 일시적으로 하회하면서 미실현 평가손실 구간에 진입하기도 했다.
다만 마이클 세일러 스트래티지 대표는 급락 이후에도 비트코인 추가 매입 가능성을 언급했다. 단기 가격 변동보다는 장기 상승과 활용 범위 확대에 무게를 둔 전략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단기적인 가격 급락과 자금 이탈과는 별개로, 블록체인 기술을 금융 인프라로 편입하려는 제도화 흐름은 가속하는 양상이다. 실물자산 토큰화(RWA) 확대와 스테이블코인의 제도권 결제망 진입 등 블록체인 기반 금융 서비스의 실제 사용 사례도 빠르게 늘어 나는 중이다. 변동성 자산으로서의 가상자산 가격과 결제·청산·토큰화로 확장되는 블록체인 금융 인프라는 서로 다른 궤적을 그린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러한 흐름은 글로벌 금융사들의 실제 사업 확장으로 이어진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출시한 토큰화 집합투자펀드 비들(BUIDL) 시가총액은 이날 기준 약 16억9000만 달러(약 2조4664억 원)를 기록하며 세계 최대 규모의 토큰화 펀드로 자리 잡았다. 국내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이 지난달 국내 금융사 최초로 홍콩달러와 미국달러를 합쳐 총 1000억 원 규모의 디지털 채권 발행을 마쳤다.
결제 영역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비자는 미국 내 USDC 정산을 개시하며 스테이블코인 기반 결제·정산 확대에 나섰다. 민간 영역에서 실사용이 빠르게 확산하자 규제 환경 정비 필요성도 함께 부각되는 분위기다. 미국에서는 가상자산 규율을 명확히 하는 클래리티 법안(Clarity Act) 제정 논의가 진행 중이다. 디지털 자산의 법적 지위 구분과 감독 권한 설정, 자본 조달과 시장 구조 규제 정비를 주요 쟁점으로 다룬다.
한국 역시 디지털 자산 법제화를 위한 논의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규율을 포함한 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토큰화 자산의 발행과 유통 인프라를 제도권으로 편입하기 위한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선정도 블록체인 제도화의 핵심축으로 부상했다.
이환욱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원화 스테이블코인 논의는 단순 결제·송금 수단을 넘어 자본시장 인프라로 기능을 확장하려는 접근”이라며 “즉시 결제를 중심으로 한 결제·청산 구조 혁신을 통해 대기자금을 줄이고 자금 회전율을 높이는 동시에 유통시장과 비상장시장, 토큰증권(STO)과의 결합으로 거래 빈도와 참여자 확대를 목표로 한다”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