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글로벌 요인 반영해 원·달러 환율 안정 전망

지난해 말 이후 이어진 원화 약세는 내외금리차보다 미래 환율 상승에 대한 기대가 주된 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해외투자 확대와 대미 투자 가능성, 미국 관세 부과에 따른 수출 둔화 우려가 맞물리며 달러 수요를 키웠고 이 과정에서 기대가 실제 환율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진단이다.
송민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일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의 배경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환율에 영향을 주는 또 하나의 중요한 요소는 미래 환율에 대한 기대”라며 “앞으로 환율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면 달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게 되고, 이러한 수요증가는 실제 환율을 상승시키는 자기실현적 특성을 가지게 된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의 원화가치 하락 현상은 달러의 전반적인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와 괴리되면서 나타났다. 2024년 말과 최근 원/달러 환율이 연고점 수준으로 상승했던 2025년 12월 23일을 비교해보면, 해당 기간 달러인덱스는 108.1에서 97.9로 9.4% 하락한 반면, 원/달러 환율은 같은 기간 0.8% 상승했다.
지난해 4분기 이후 원/달러 환율은 달러인덱스 흐름과 괴리를 보여 글로벌 요인만으로 최근 환율 움직임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표면적으로는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 급증이 외환 수급 불균형을 초래했다.
지난해 1~11월 기준 거주자 해외증권투자 규모는 1294억 달러로 기존 최대였던 2021년 785억 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같은 기간 달러공굽의 주 요소인 경상수지 흑자폭(1018억 달러)을 현저하게 상회하는 규모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상승했던 지난해 9~11월에는 해외증권투자가 경상수지 흑자(325억 달러)를 크게 상회했다.
다만 보고서는 해외증권투자 확대만으로 달러 수요 증가의 근본 원인을 설명하기는 부족하다고 봤다. 달러 수급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미래 환율 상승 기대’를 지목했다. 환율이 오를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 달러 보유 유인이 커지고 이 수요 증가가 다시 환율을 끌어올리는 구조가 형성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해 하반기 기업 외화예금 잔액이 900억 달러를 넘어선 점은 이러한 기대 심리를 간접적으로 시사하는 지표다. 기업 외화예금이 900억 달러를 상회한 전례로는 영국발 금융 불안과 원/달러 환율 급등이 맞물렸던 2022년 말 사례를 들었다. 당시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 속에서 기업들이 투자를 유보하는 한편, 달러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미국의 관세 부과로 수출이 둔화할 경우 경상수지 흑자 축소가 예상되고, 장기적으로는 고령화 등에 따른 국내의 생산성 저하가 수출 경쟁력을 약화시켜 환율 상승 기대를 자극했을 가능성도 언급했다.
또 내외금리차는 최근의 원화 약세를 전혀 설명하고 있지 못하다고 봤다. 지난해 한·미 금리 역전 폭이 오히려 축소됐음에도 원화 가치는 큰 폭으로 하락해 금리 요인과 환율 흐름이 이론적 관계에서 벗어났다는 것이다.
향후 환율 전망과 관련해서는 점진적인 안정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장기적으로 해외자산에 대한 투자 수요 증가가 앞으로도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겠지만, 달러인덱스와 엔/달러 환율의 움직임 등 글로벌 요인이 반영되며 원/달러 환율이 하향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송 선임연구원은 “해외 주요 전망기관들도 대체로 올해 중 원/달러 환율이 점차 하양 안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이러한 전망은 미 연준 의장 교체 이후 미국의 통화정책 기조 변화 및 한·미 금리 역전 폭 축소 가능성 등 글로벌 요인을 반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