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비대면 확산에 따라 오프라인 점포를 줄여온 가운데, 최근 들어 폐점 일변도였던 점포 전략을 수정하고 복합·결합 모델을 꺼내 들고 있다. 단순 비용 절감 차원을 넘어 고객 접점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오프라인 전략이 재편되는 모습이다.
1일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시중·지방은행 12곳의 국내 영업점포 수는 3636곳으로 집계됐다. 2023년 9월 말 3825곳, 2024년 9월 말 3764곳과 비교하면 매년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중심으로 한 비대면 거래 확산 영향으로 은행권 전반의 오프라인 점포 구조조정이 지속되는 흐름이다.
금융당국은 금융 접근성이 낮은 고령층·취약계층을 고려해 2017년부터 은행 간 복합점포 도입을 추진했지만, 실제 확산 속도는 더뎠다. 운영 효율성과 실효성 논란 속에 일부 시범 운영에 그치며 점포 전략의 주류로 자리 잡지는 못했다.
다만 최근에는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 등 대형 은행을 중심으로 복합점포 전략이 다시 추진되는 분위기다. 단순 공동 창구 형태가 아닌 그룹 차원의 핵심 서비스를 결합한 전략적 거점으로 성격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KB금융은 시니어 고객의 노후 전반을 아우르는 통합 서비스 모델을 본격 가동했다. KB금융은 지난달 20일 서울 역삼동 KB라이프타워에 보험·은행 복합 점포인 ‘KB라이프 역삼센터’를 개소하고, 생애주기 전반을 아우르는 그룹 차원의 통합 시니어 서비스 운영에 나섰다.
KB라이프 역삼센터는 보험·은행 복합 점포를 중심으로 시니어 대상 최신 기술을 체험·연구하는 에이지테크랩과 요양·돌봄·주거·건강·재무 전반을 다루는 KB골든라이프 교육센터로 구성됐다. 센터에는 금융권 최초로 전문 간호사로 구성된 케어컨설턴트가 상주해 재가 돌봄부터 요양원 입소까지 종합 요양·돌봄 컨설팅을 제공한다. 보험 PB 상담과 함께 WM 웰스매니저를 통한 노후 소득 설계, 퇴직연금과 상속·증여 상담도 한 공간에서 가능하다.

우리금융도 은행과 증권의 자산관리 기능을 결합한 복합점포를 선보였다. 서울 여의도 TP타워에서 영업 중인 우리은행 ‘투 체어스 더블유(TWO CHAIRS W) 여의도’와 우리투자증권 ‘서울영업부’에 공동 상담 공간을 마련해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번 복합점포는 우리금융이 추진 중인 ‘시너지 2.0’ 전략이 고객 접점에서 구현되는 첫 사례다. 은행·증권·보험 계열사의 금융 역량을 하나의 서비스 체계로 결합해 고객은 한 공간에서 핵심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우리금융은 프라이빗뱅킹 브랜드 ‘투체어스’를 그룹 차원에서 공동 활용하고, 자산관리 수요가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복합점포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복합점포는 더 이상 단순한 점포 축소의 대안이 아니라 오프라인 공간을 활용해 고객 접점을 강화하는 전략으로 성격이 바뀌고 있다”며 “비대면 환경에서도 자산관리나 시니어 상담처럼 대면이 필요한 영역을 중심으로 점포 역할이 재정의되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