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대응 최소한 공간 단위 설정 작업 긍정적“
“지역별 소규모 투자, 돈 써도 안된다는 낙인만 남겨“
“청년 머물 수 있는 일자리·산업생태계 조성이 관건”

“교통과 통신의 발달을 고려하면 우리나라는 40~50년 내 도시국가로 발전할 가능성이 큽니다. 5극 3특을 넘어 이제부터는 도시국가를 준비해야 합니다.”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수도권은 이미 서울·경기·인천이 하나의 슈퍼 메가시티로 작동하고 있지만 지방은 여전히 기초지자체 단위로 쪼개져 경쟁하는 구조에 머물러 있다”며 “5극 3특은 수도권에 대응할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간 단위’를 설정하는 작업이라는 점에서 방향성 자체는 맞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간 균형 발전 정책이 성과를 내지 못한 원인으로 ‘쪼개기식 지원’을 꼽았다. 마 교수는 “수천억 원의 예산도 지자체 수로 나누고 나면 체감 효과가 거의 없다”며 “중앙정부가 갈등을 우려해 소규모 분산 투자를 반복한 결과, 지역을 살리기는커녕 ‘돈을 아무리 써도 안 된다’는 낙인만 남겼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도권만큼은 아니더라도, 수도권에 대응할 수 있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지 않으면 지역에는 미래가 없다”고 말했다.
마 교수는 해외에서는 이미 정부 주도로 행정과 생활권을 재편해 인구 쏠림을 완화한 사례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프랑스는 2014년 기존 22개였던 광역단위 ‘레종’을 13개로 통합하며 행정구조를 단순화했고, 동시에 ‘메트로폴’을 중심으로 거대 도시권을 육성했다. 영국은 런던권 집중에 대응해 여러 지자체를 기능적으로 묶는 ‘지자체 연합(CA)’을 만들었고, 일본 역시 도쿄 일극 체제를 완화하기 위해 간사이 광역연합과 연계중추도시권 전략을 추진해왔다.
마 교수는 한국의 5극 3특이 성공하려면 ‘그릇’보다 ‘내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행정구역을 통합한다고 지역이 자동으로 살아나는 것은 아니다”라며 “초광역권 안에 청년들이 머물 수 있는 일자리와 산업생태계를 어떻게 채울지가 관건”이라고 했다.
특히 기존 산업이 아닌 첨단 신산업을 중심으로 한 산업 구조 전환이 필수적이라고 봤다. 이를 위해 마 교수는 공간 구조의 재편을 주문했다. 그는 “첨단 산업은 압축적이고 융복합적인 공간을 필요로 한다”며 “초광역권 내부를 ‘큰 거점–중간 거점–농어촌 거점’으로 구조화하고 각 거점에 생활 사회간접자본(SOC)를 고밀도로 집적해야 사람이 모인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교통망 역시 핵심 전제 조건으로 꼽았다. 마 교수는 “행정통합의 궁극적 목적은 산업생태계 구축이고 그 출발점은 접근성”이라며 “광역권을 하나의 생활·경제권으로 묶는 광역철도망 확충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정부가 함께 제시한 ‘서울대 10개 만들기’ 구상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그는 “혁신도시를 10개 만들어 지역을 살렸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오히려 영남권과 호남권에 각각 하나씩, 서울대급 연구중심 종합대학을 집중 육성하는 전략이 더 현실적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5극 3특 자체도 고정된 개념이 아니라고 봤다. 마 교수는 “교통기술 발전으로 우리나라는 40~50년 내 도시국가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며 “8개 권역으로 설정된 5극 3특도 점차 5개, 다시 3개 권역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제는 국토를 하나의 도시로 보고 ‘대한광역시’라는 관점에서 공간 마스터플랜을 준비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