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닥이 '천스닥' 고지를 탈환하며 축배를 들었지만, 이제는 테마주 중심의 변동성을 탈피하고 실적 기반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닥 시장에서 기관은 2조6008억 원, 외국인이 4434억 원을 순매수한 가운데 개인은 2조9071억 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 지수가 1000을 넘긴 것은 지난 2022년 1월 이후 4년 만이다. 종가 기준으로는 지난 2022년 1월 5일 1009.62 이후 1000을 넘지 못했다. 2022년 6월 들어서는 지수가 700선으로 하락했고, 9월에는 600까지 떨어졌다. 지난해까지도 지수는 600과 900선을 왔다 갔다 하면서 박스권에 갇혀 '개미들의 놀이터'라는 오명을 얻기도 했다.
이번 랠리의 특징은 지수를 끌어올린 주체가 개인이 아닌 기관이라는 점이다. 전날 기관의 순매수 규모는 2조6000억 원을 넘으며 1996년 7월 코스닥 시장 개장 이래 역대 최대 일거래 금액 기록을 세웠다. 기관은 지난 23일에도 9735억 원을 사들이며 종전 최고 기록(2021년 12월 28일, 9262억 원)을 경신한 바 있는데, 불과 1거래일 만에 그 기록을 다시한번 갈아치웠다.
역대급 '기관 쏠림'의 배경에는 정부가 제시한 '코스닥 3000' 목표가 자리 잡고 있다. 정부는 최근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 비중 확대를 유도하고, 그간 소외됐던 코스닥 기업에 대한 리서치 보고서 발간을 장려하는 등 투자 환경 개선에 공을 들여왔다. 특히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벤처투자(BDC) 실적 인정 등 제도적 뒷받침이 모험자본 유입의 물꼬를 튼 것으로 분석된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목표 지수로 3000을 제시한 상황에서 1000이라는 숫자는 이제 상징적인 의미일 뿐"이라며 "과거 코스피 5000이 비현실적으로 보였으나 결국 도달했듯이, 코스닥 역시 3000을 향한 구체적인 정책 실행 방안이 동반된다면 충분히 현실성 있는 시나리오"라고 진단했다.

다만 코스닥이 질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중고차 시장(레몬 마켓)'의 딜레마를 극복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량 기업이 성장하면 코스피로 이전 상장해버리는 구조 탓에 시장에 '불량 매물'만 남는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김 연구원은 "KRX 300을 대표 지수로 안착시켜 수급의 연속성을 확보하고, 기업 IR 지원 및 좀비 기업 정리 절차를 병행해 시장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결국 핵심은 지속 가능한 성장 생태계 구축이다. 김 연구원은 "네이버나 카카오처럼 코스닥에서 성장한 기업이 코스피로 떠나는 것을 막을 수는 없겠지만, 중요한 것은 새로운 우량 기업이 계속해서 나올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것"이라며 "좋은 기업이 출현했을 때 이들이 코스닥 범주 안에서 계속 상생하고 지원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느냐가 실적 수치보다 더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