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인 딜 실타래, 크레딧이 푼다…M&A·매각 거래 교착에 ‘구원투수’

입력 2026-01-25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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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 크레딧(대출·회사채) 자금이 멈춰선 인수·합병(M&A) 시계를 다시 움직이고 있다.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거래가 예전만큼 속도를 내지 못하는 가운데, 크레딧이 유동성 공백을 메우며 M&A 거래(딜)를 다시 굴리는 분위기다. 과거에는 크레딧이 방어형 채권 투자 정도로 분류됐다면, 최근에는 합병 지연이나 매각 결렬 등의 변수가 생길 때마다 거래를 살리는 촉매로 쓰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IMM크레딧앤솔루션(ICS)은 롯데시네마 운영사 롯데컬처웍스와 메가박스 운영사 메가박스중앙의 합병 법인에 3000억~4000억 원을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방식은 메자닌이 유력하다. 거래 자문사는 UBS로 선정했다. 논의는 초기 단계로, 실제 자금 납입은 이르면 올해 말 또는 내년 초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메자닌은 전환사채(CB), 교환사채(EB) 등을 통해 합병법인에 필요한 현금을 공급하면서도, 투자자에게는 전환 및 교환 옵션을 통해 상방(업사이드)을 열어주는 구조다. 회사는 당장 지분을 통째로 넘기지 않으면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 투자자는 상환우선권으로 하방을 방어하면서 주식 전환이나 교환을 통해 상방까지 확보 가능하다. 시장에서는 크레딧 자금이 투입되면서 두 멀티플렉스 기업의 합병 논의에 다시 속도가 붙게 된 것으로 본다.

이번 거래에서 ICS는 자금줄 역할을 톡톡히 맡았다. 롯데와 중앙그룹은 지난해 5월 영화관 사업 통합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지만, 모기업인 롯데쇼핑과 콘텐트리중앙의 유동성 부담이 커지면서 논의가 속도를 내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양 사가 각각 1000억 원 이상 추가 출자를 단행해야 정상화가 가능하다는 시각이 우세했다. 합병 법인의 투자 유치 전(프리) 기업가치는 약 4000억 원으로 거론된다. ICS가 최대 4000억 원을 메자닌으로 투자한 뒤 향후 에쿼티(주식) 전환을 택하면 지분 약 40%를 확보해 최대주주가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상장사 지분 매각이 교착 상태에 빠졌을 때도 크레딧이 구원투수로 등장했다. 스틱인베스트먼트 크레딧부문(스틱크레딧)이 콘택트렌즈 업체 인터로조에 600억 원 안팎을 메자닌으로 투입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인터로조는 최대주주가 지분 일부를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하려 했지만, 당초 인수 후보로 거론된 어센트PE가 프로젝트 펀드로 자금을 모으는 과정에서 유동성공급자(LP) 측 요구 조건과 매도자 측 조건이 충돌해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스틱크레딧이 약 600억 원을 전환사채(CB) 등 메자닌으로 투입하는 방안이 거론되면서 거래의 성격도 달라졌다는 평가다. 대주주는 투자금으로 담보대출 480억 원과 기존 교환사채(EB) 100억 원 등을 우선 상환할 것으로 보인다. 경영권 매각이 성사되기 어려운 국면에서 크레딧이 유동성 문제를 먼저 풀고, 거래를 다음 단계로 넘기는 가교 역할을 한 셈이다.

바이아웃 딜에서 크레딧이 지원 사격을 한 사례도 있다. IMM프라이빗에쿼티(PE)와 IMM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이 폐기물 처리업체 에코비트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ICS가 자금을 투입했다. 딜의 주체는 컨소시엄이지만, 크레딧 자금이 인수 구조의 한 축으로 편입되면서 자금 조달 부담을 낮추고, 거래 종결성을 높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크레딧이 딜 과정의 윤활유로 부상하면서 사모펀드 운용사(PE)들도 크레딧 조직을 별도 법인으로 떼어내는 흐름이 확산되고 있다. 한앤컴퍼니는 최근 별도 법인인 에이치캠(HCAM)을 설립해 크레딧·구조화 금융 등 대체 투자 영역 확장에 나섰다.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도 지난해 크레딧 전문 자회사 ‘프랙시스크레딧앤솔루션즈’를 설립하며 전담 조직을 독립시켰다. 프랙시스캐피탈 크레딧본부 소속 조장희 전무가 대표를 맡았다. 조 전무는 NH투자증권 커버리지본부 이사 출신으로 알려졌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올해 초 크레딧본부를 부문으로 격상하고 강일성 크레딧본부장을 부문 대표로 올렸다.

PE업계에서는 크레딧의 존재감 확대를 수익 다변화 이상으로 본다. 바이아웃 딜 소싱(발굴)은 사모펀드 규제와 운용사간 경쟁 심화로 제한되는 상황에서, 크레딧은 상대적으로 집행 속도가 빠르고 구조 설계로 리스크를 통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크레딧은 단순히 이자 수익을 얻는 자금이 아니라, 딜이 교착될 때 마중물 자금으로 사용된다”며 “롯데시네마-메가박스처럼 거래의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 메자닌이 먼저 들어가는 사례가 앞으로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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