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조만간 발표할 추가 주택 공급 대책에 서울 노원구 태릉CC 부지 활용과 도시형생활주택 가구 수 제한 완화 방안이 포함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관악·성수의 노후 공공청사를 주거 용도로 전환할 것으로 보이는 등 정부가 도심 공급 확대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다만 예상되는 방안들이 과거 실패한 전례가 있고 공급량이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21일 관계부처와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노후 공공청사와 공공택지를 주택용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포함한 추가 공급 대책을 준비 중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신년 기자회견에서 “곧 국토교통부에서 현실적인 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할 것”이라며 “추상적 수치보다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수치를 제시할 것이고 계획 수준이 아니라 인허가, 착공 기준으로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군 골프장인 서울 노원구 태릉CC 부지에 공공주택 단지를 조성해 5000~6000가구를 공급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태릉CC는 면적 약 83만㎡ 규모로 국방부 국군복지단이 2008년부터 운영해온 부지다. 최대 1만 가구까지 공급이 가능하지만 공원 등 녹지 확보를 위해 주택 물량을 조정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부지는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에도 신규 주택 공급 후보지로 한 차례 제시된 바 있다.
정부는 태릉CC 외에도 도심 내 노후 공공청사 부지를 활용하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 관악세무서, 성수동 경찰기마대 부지, 목동 출입국관리사무소 부지 등이 대표적이다. 관악세무서는 준공 30년이 넘은 노후 청사로, 기존 세무 기능은 유지하되 상부 공간을 활용해 주택을 공급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성수동 경찰기마대 부지에는 청년주택 약 400가구, 목동 출입국관리사무소 부지에는 약 300가구 규모의 주택 공급이 예상된다.
공급 속도를 높이기 위한 규제 완화 카드로는 도시형생활주택 가구 수 제한 완화가 검토되고 있다. 현행 300가구 미만인 건립 규모를 준주거·상업·공업지역에서는 500가구 미만으로, 철도역 반경 500m 이내 역세권은 지방자치단체 조례를 통해 최대 700가구 미만까지 허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도시형생활주택은 2009년 도입된 공동주택 유형으로 도심 1~2인 가구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전용면적 85㎡ 이하, 300가구 미만으로 공급됐다. 아파트와 오피스텔의 중간 성격으로, 인허가 절차가 비교적 간소해 단기간 공급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와 함께 다가구·단독주택 밀집지를 블록 단위로 묶어 중밀도 주거를 공급하는 ‘도심 블록형 주택’ 모델도 대책에 포함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단독·다세대주택과 대단지 아파트의 중간 형태로, 타운하우스와 유사한 주거 유형이다.
다만 정부 구상이 실제 공급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표적으로 태릉CC의 경우 교통 혼잡 우려와 자연환경 훼손에 따른 주민 반발이 예상되고, 세계문화유산인 태릉·강릉과 인접해 국가유산청과의 협의도 필수적이다. 아울러 아파트가 아닌 주거 유형의 경우 시장에서 원하는 공급이 아니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임미화 전주대 부동산국토정보학과 교수는 “태릉CC는 5000~6000가구 규모의 ‘미니 신도시’급 개발인 만큼 교통 대책이 사업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며“소규모 주택들은 공급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전체 주택 시장 안정화보다는 빌라·다세대나 월세 수요를 일부 흡수하는 보완재 성격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