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열 감독이 연출한 '피렌체'는 중년의 남자 석인이 상실과 후회의 시간을 지나, 젊은 시절의 열정이 남아 있는 도시 피렌체로 떠나며 시작되는 로드무비다. 삶의 방향을 잃은 채 무기력한 나날을 보내던 그는 어느 날 이탈리아에서 날아온 한 통의 메일을 계기로 여행길에 오른다. 낯선 도시의 햇살과 골목, 그리고 우연한 만남 속에서 석인은 오래 묻어두었던 감정과 마주하게 된다.
영화는 극적인 사건보다는 인물의 내면을 따라 조용히 흐른다. 피렌체의 고풍스러운 풍광은 단순한 배경을 넘어, 주인공의 감정과 호흡을 함께 만들어내는 또 하나의 서사로 기능한다. 관객은 석인의 발걸음을 따라가며 자신의 지난 시간과 앞으로의 방향을 자연스레 떠올리게 된다.

특히 이 작품은 이탈리아 현지 올로케이션 촬영을 통해 피렌체 특유의 색감과 공간의 깊이를 고스란히 담아냈다. 여행 영화의 설렘과 인생 영화의 사유가 자연스럽게 맞물리며, 관객에게 ‘보고 나서도 여운이 남는 영화’라는 인상을 남긴다.
화려한 자극 대신 잔잔한 울림을 택한 영화 ‘피렌체’는 주말 극장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싶은 관객, 그리고 인생의 어느 중간 지점에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싶은 이들에게 어울리는 선택지다. 한 편의 쉼표 같은 시간, 그 여정은 전국 극장에서 시작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