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2] 이찬진 “쿠팡 검사 전환 가능성 열어둬…금융회사지배구조법 개정도 검토”

입력 2026-01-05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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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5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6 범금융 신년인사회'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5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6 범금융 신년인사회'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쿠팡파이낸셜의 이자율 산정 방식과 거래 구조를 두고 “자의적인 기준으로 폭리를 취한 것으로 비쳐진다”며 검사 전환을 시사했다. 쿠팡페이에 대해서도 현장점검을 연장하고 쿠팡 본사와의 정보 연계 여부를 집중 점검 중이라고 밝혔다.

이 원장은 5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 기자간담회에서 “다른 플랫폼은 익일결제 구조로 운영하는데 쿠팡은 유독 결제 주기가 길다”며 “금리를 산정하는 과정에서도 원가나 합리적 요소로 설명되지 않는 기준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상도덕적으로 소위 갑질에 가까운 상황으로 보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정밀하게 들여다보고 있고, 검사를 하고 결과를 말씀드릴 시점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페이와 관련해서는 “쿠팡과 쿠팡페이가 원아이디 체계로 묶여 있다”며 “개인정보 유출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현장점검을 통해 쿠팡페이와 쿠팡 간 정보가 실제로 오가는지 크로스체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함께 진행 중인 쿠팡 본사 점검에 대해서는 “실무 라인이 결합해 들여다보는 단계로, 아직 위규 여부를 단정할 구체적 결과가 나온 상황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쿠팡 임원들의 주식 매각 논란과 관련해 언급했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조 가능성에 대해서는 “미공개정보 이용 등 부정거래 소지가 있는지를 확인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검토한 사안 가운데 두 건은 1년 전부터 공시된 것으로 파악됐지만, 하나는 문제가 있어 보이는 부분이 있다”며 “정부 민간합동 조사 과정에서 다루고 있고, 필요할 경우 SEC와 협의 절차를 밟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지주 전반의 지배구조를 손질하기 위한 감독 기조도 구체화됐다. 이 원장은 이달 중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금융지주와 은행 지배구조 전반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점검의 핵심은 세 가지다. △이사 선임 절차가 형식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으로 작동하는지 △CEO 선임 과정에서 투명성과 공정성이 확보되고 있는지 △특정 CEO를 중심으로 이사 임기가 함께 움직이는 구조가 합리적인지 여부다. 이 원장은 “TF를 통해 문제점을 정리하고 개선 방향을 도출한 뒤, 필요하다면 금융회사지배구조법 개정 사항까지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사외이사 추천 문제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그는 “이사회 독립성 강화 차원에서 대표성 있는 주주 집단이 주주의 이익을 객관적으로 대변할 수 있는 이사를 추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문제의식은 갖고 있다”면서도 “다만 이는 국민연금이 판단할 사안이지 금융당국이 이래라저래라 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금융회사는 오너십 개념이 약하고 전 국민을 상대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공성이 강한 산업인 만큼, 그 어떤 기업보다도 투명하고 공정한 거버넌스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와 맞물려 금융지주사에 대한 검사도 진행 중이다. 이 원장은 “투서 형태든 문제 제기든 지배구조와 관련한 민원이 상당히 많이 들어온 상황”이라며 “연말부터 금융지주사 관련 조사를 나가 있고, 이달 9일 수시검사에서 추가로 들여다볼 부분이 있는지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검사 대상 확대 여부에 대해서는 “결과를 확인한 뒤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금융지주사의 CEO 선임 절차가 과도하게 조급하게 진행됐다는 지적, 이사회가 특정 직업군이나 배경으로 편중돼 있다는 문제, 장기 연임 구조가 차세대 리더십을 약화시키는 구조적 한계 등에 대한 문제의식도 함께 드러냈다. 이 원장은 “CEO와 같은 생각을 하는 이사회로는 견제가 작동하기 어렵다”며 “독립 사외이사의 역할이 위축되면 이사회가 제대로 기능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대응 체계와 관련해서는 금감원 자본시장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의 인지수사권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 원장은 “금감원 조사 이후 자조심, 증권선물위원회를 거치는 과정에서 수사 착수까지 11주가 소요된다”며 “즉시 수사가 필요한 사안에서 3개월을 허비하면 증거 인멸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현재 논의 중인 방안으로는 금융위 산하 수사심의위원회를 통해 수사 개시 여부를 판단하고, 검찰 지휘 하에 수사를 진행한 뒤 결과를 증선위에 보고하는 구조를 제시했다.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과 관련해서는 인력 부족보다 ‘포렌식 병목’이 근본 문제라고 진단했다. 그는 “포렌식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휴대전화 하나 분석하는 데도 일주일 이상 걸린다”며 “조사 파트가 마비될 우려가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와 협의해 포렌식 역량을 대폭 강화하고, 별도의 포렌식 전담팀을 구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대형 유통 플랫폼에 대한 감독 강화 필요성도 언급됐다. 이 원장은 “전자상거래는 결제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지만, 전자금융업과 달리 전자상거래에는 사전 규제나 감독이 거의 없다”며 “쿠팡처럼 금융을 넘어선 상위 플랫폼이 국민의 민감한 정보를 다루는 구조라면 금융사와 유사한 수준의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감원의 공공기관 지정 논란에 대해서는 “감독기구의 독립성은 글로벌 스탠더드에서도 핵심 가치”라며 “예산과 조직 자율성도 없는 상황에서 공공기관으로 지정하는 것은 옥상옥에 가깝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달 말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심의와 관련해서는 “공공기관 지정은 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앞으로 오늘과 비슷한 브리핑을 매달 진행하겠다”며 월례 브리핑 정례화 방침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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