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 작업 대신해 인간의 안전성 강화

현대자동차그룹이 소프트웨어 정의 공장(SDF)을 중심으로 한 제조 혁신 전략을 공개하며 인간과 로봇이 협력하는 생산 구조 구축에 나섰다. CES 2026에서 제시된 SDF 기반 로봇 검증 체계는 AI 로보틱스를 단발성 기술이 아닌 지속 진화하는 생산 시스템의 일부로 편입하겠다는 전략의 핵심으로 꼽힌다.
현대차그룹은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SDF를 데이터와 소프트웨어로 운영되는 차세대 스마트팩토리로 정의했다. 제조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해 공정을 유연하게 조정하고, 로봇과 자동화 설비의 학습과 성능 향상에 활용하는 구조다. 단순 자동화 수준을 넘어 로봇이 실제 현장 데이터를 기반으로 진화하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미국 내에서 ‘로봇 메타플랜트 응용 센터(RMAC)’를 운영한다. RMAC는 로봇이 생산 현장에 투입되기 전, 매핑 기반 학습과 사전 검증을 수행하는 공간이다. 로봇은 RMAC에서 작업 시나리오와 행동 데이터를 학습한 뒤 SDF 기반 공장에 투입되며, 현장에서 축적된 데이터는 다시 학습에 활용되는 순환 구조를 형성한다.
이 같은 구조는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본격적으로 적용된다. HMGMA는 현대차그룹의 대표적인 SDF 기반 스마트 팩토리로,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개발형 모델이 단계적으로 투입될 예정이다. 로봇은 공정 단위별로 검증을 거쳐 도입 범위를 확대하며, 작업자 안전과 품질 개선 효과가 확인된 공정부터 적용된다.
현대차그룹은 SDF와 로봇 검증 체계를 통해 인간과 로봇의 역할을 명확히 구분한다는 구상이다. 반복적이고 고위험 작업은 로봇이 수행하고, 인간은 로봇 관리와 공정 최적화, 품질 판단 등 고부가가치 영역을 담당하는 협업 구조를 구축한다. 이를 통해 생산성뿐 아니라 작업 환경의 안전성과 지속 가능성을 동시에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그룹 차원의 역할 분담도 구체화됐다. 현대차·기아는 제조 인프라와 생산 데이터를 제공하고, 현대모비스는 로봇용 정밀 액추에이터 개발과 부품 공급을 맡는다. 현대글로비스는 물류 흐름 최적화를 담당해 제조와 물류 전반에 걸친 로봇 적용을 지원한다. 각 계열사의 전문성을 결합해 AI 로보틱스 엔드투엔드 밸류체인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단행된 인사에서 SDF 전략을 주도할 인물들이 전면에 배치된 점도 주목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말 사장단 인사에서 정준철 제조부문장 부사장을 SDF 구축을 가속화하기 위한 목표로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이를 통해 제조·소프트웨어 융합 역량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목적이다.
현대차그룹은 SDF 기반 제조 혁신을 통해 AI 로보틱스 상용화 속도를 높이고, 축적된 생산·운영 데이터를 바탕으로 제조를 넘어 물류와 서비스 영역까지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SDF는 데이터와 소프트웨어로 운영되는 첨단 스마트 팩토리로 제조 전 과정에서 민첩성과 유연성을 극대화하며 미래 제조 혁신을 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