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요금 고려하는 일본 VS 무료 유지하는 한국…'국중박'의 선택은

입력 2026-01-05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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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외국인 요금’ 검토에 국중박 유료화 논의 재부상
해외는 유료가 일반적이지만 학생 할인·이중 가격 등 장치 있어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가운데)이 지난달 11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600만 관객 돌파 기념행사에서 600만 번째 관람객 가족들에게 인사하며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가운데)이 지난달 11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600만 관객 돌파 기념행사에서 600만 번째 관람객 가족들에게 인사하며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국립 문화시설에 대해 외국인 관광객에게 더 비싼 요금을 받는 이른바 ‘이중 가격제’ 도입을 검토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재원 부족과 관람객 과밀 문제를 겪고 있는 한국 국립중앙박물관의 유료화 전환 논쟁에도 불을 지피는 모양새다.

5일 외신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최근 국립미술관·박물관의 외국인 입장료를 내국인보다 높게 책정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도쿄국립근대미술관의 경우 일반 요금은 1500엔(약 1만4000원) 수준이지만,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약 2.6배인 4000엔(약 3만7000원)을 부과하는 방안까지 거론된다. 다국어 서비스 확충 등에 따른 비용 부담을 수익자 부담 원칙으로 해결하겠다는 논리다.

현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는 나온다. 기소 다카시 국제카지노연구소장은 야후 재팬 기고를 통해 “수많은 인파가 몰리는 현장에서 일일이 여권 제시를 요구할 경우 대기 줄이 길어지는 등 운영상 혼란이 불가피하다”며 외국인 요금 신설보다는 ‘거주자 할인’ 방식이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지적했다.

국내에서도 현재 무료로 운영 중인 국립중앙박물관의 관람료 도입을 검토해 논란이 일었다. 운영 재원 확보와 관람객 과밀 해소를 위해 유료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고, 최근 방한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며 혼잡도가 가중되자 무료 정책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회의론도 커지는 상황이다.

시민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평소 박물관을 즐겨 찾는다는 직장인 박지은(28) 씨는 “해외 주요 박물관 대부분이 적지 않은 입장료를 받고 있는데 한국만 무료를 고집할 이유는 없다”며 유료화에 찬성했다. 반면 김서해(27) 씨는 “국립 박물관 무료 개방은 한국 문화에 대한 외국인들의 접근성을 높이는 상징적 조치”라며 “성급한 유료화는 문화 향유권을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 차원의 검토도 구체화되는 분위기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16일 문화체육관광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최휘영 장관이 내년도 예약제 도입 및 유료화 검토 계획을 보고하자 “무료로 하면 격이 떨어진다. (우리 문화재를) 귀하게 느끼도록 할 필요가 있다”며 유료화 전환에 힘을 실은 바 있다.

실제 글로벌 트렌드는 ‘유료화’와 ‘가격 인상’이다.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은 올해부터 유럽 출신이 아닌 관광객의 입장료를 기존 22유로(약 3만7000원)에서 32유로(약 5만4000원)로 45% 인상했다.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30달러), 대만 타이베이 국립고궁박물관(350대만달러) 등도 유료 입장이 일반적이다. 다만 이들 국가는 학생 할인이나 자국민 할인 등 보완 장치를 통해 조세 저항을 줄이고 있다.

해외 주요 박물관들이 유료화를 정착시킨 가운데, 한국 역시 ‘무료 원칙’을 유지할 것인지 실리(實利)를 택할 것인지 선택의 기로에 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의 외국인 요금 논쟁은 향후 국내 문화 시설의 정책 방향성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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