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식기건조대·근무복·마스크도 원산지 바꿨다"…생필품 '라벨갈이' 처벌 강화해야

입력 2026-01-05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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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청 5년간 208건 적발, 과징금 21억…생활필수품 전방위
허위·손상 변경 357건…‘라벨만 바꾸면 끝’ 구조 고착 우려
안전·조달·통상 신뢰 직격…전현희 의원 "제재 실효성 점검 필요"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최근 5년간 일상 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품목들에 대한 이른바 ‘라벨갈이’(원산지 허위표시)가 반복적으로 적발된 것으로 확인됐다. 소비자 신뢰의 핵심 지표인 원산지 표시를 고의로 바꿔 붙이는 것은 실수가 아닌 의도적 기만 행위인 만큼 관리ㆍ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5일 전현희 의원실이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라벨갈이 과징금 부과 및 처벌’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2021년~2025년 11월) 대외무역법 제33조의2(원산지표시 위반 과징금) 적용 사건으로 과징금이 부과된 사례는 총 208건으로 집계됐다. 과징금 총액은 21억4000만 원이다.

연도별로는 △2021년 23건(2억7200만 원) △2022년 58건(9억8400만 원) △2023년 48건(6억200만 원) △2024년 37건(2억1900만 원) △2025년 11월까지 42건(6300만 원)이다.

원산지표시 위반 유형별로는 미표시 420건, 손상·변경 217건, 부적정 176건, 허위표시 140건, 오인표시 130건 등 총 1083건으로 집계됐다. 이중 라벨갈이와 직결되는 허위표시와 손상·변경은 357건으로 전체의 34%를 차지했다.

특히 라벨갈이 행태에 생활 밀착형 제품이 다수 포함됐다. 식기건조대·인버터·근무복·여성의류는 물론 화재대피용 마스크, 휴대용 전등, 실리콘 실란트, 동력분무기, 플랜지·볼트·너트, 문신바늘 등이 있었다. 원산지 표시는 단순 스티커가 아닌 소비자 선택, 조달·유통, 통상 규정 준수와 직결되는 정보라는 점에서 파장이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21년에는 외국산 인버터(209억 원 상당)의 원산지를 손상·변경해 판매했다가 적발돼 과징금 2억1000만 원이 부과됐다. 같은 해 외국산 식기 건조대(8억 원 상당)의 원산지를 손상·변경해 판매한 업체는 과징금 5500만 원을 물었다.

2022년에도 편직기용 바늘(60억 원), 동력 분무기(67억 원) 등 비교적 고가 품목에서 원산지 손상·변경이 적발돼 각각 과징금 2억1000만 원이 부과됐다. 2023년에는 외국산 실리콘 실란트(209억 원)를 국산으로 ‘거짓 표시’해 과징금 2억1000만 원이 부과됐다. 2024년에는 근무복(39억 원), 휴대용 전등(탐조등·11억 원) 등이 적발됐고 지난해엔 플랜지(4억5000억 원), 볼트·너트(47억 원) 등 산업재에서도 위반이 이어졌다.

원산지표시 위반은 대외무역법상 시정 명령·과징금 부과 대상이 될 수 있고 위반 유형과 정도에 따라 형사처벌까지 가능하다. 법령상 원산지표시 의무 위반 등에 대해 과징금 부과 근거가 규정돼 있으며 벌칙 조항도 별도로 두고 있다.

문제는 적발은 반복되는데 처벌은 솜방망이라는 점이다. 원산지표시 위반은 통상 질서의 기본을 흔드는 행위인데도 과징금 총액이 5년간 21억 원대에 그치면서 ‘위반해도 남는 장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적발 후 과징금이 부과되더라도 이미 시장에 풀린 물량의 소비자 피해를 되돌리기 어렵고 가격·브랜드 신뢰 훼손은 국내 기업과 소비자의 몫이 된다. 업계 관계자는 “산업재·부자재까지 위반 품목이 넓어지면서 납품망을 타고 들어가는 라벨갈이는 거래 단계가 복잡해 추적 비용이 커진다”고 했다.

전현희 의원은 최근 원산지 표시 위반 행위 처벌을 강화해 라벨갈이를 방지하는 ‘대외무역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원산지표시 위반 시 6개월 이상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상 1억 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도록 하고 5년 이내에 재범시 두 배까지 형량을 가중하도록 했다.

전 의원은 "라벨갈이는 소비자를 기만하는 악질적인 행태로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며 "처벌 실효성을 높여 봉제업계에 종사하는 소상공인과 소비자 권리를 보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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