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수장의 갑질 논란…기획예산처 '술렁'

입력 2026-01-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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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29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에 출근하며 지명 소감을 밝힌 후 고개 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 이 후보자는 보수진영 출신 인사로, 이재명 정부의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으로 발탁됐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29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에 출근하며 지명 소감을 밝힌 후 고개 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 이 후보자는 보수진영 출신 인사로, 이재명 정부의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으로 발탁됐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진에 대한 폭언·갑질 논란이 확산하면서 기획처 내부도 어수선한 분위기다. 보수진영 출신으로 이재명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포퓰리즘'으로 규정했던 이 후보자가 정부의 확장재정에 대한 입장을 언급하기도 전에 소위 '내란 옹호' 논란부터 갑질까지 과거 전력이 발목을 잡고 있어서다.

3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지난달 28일 초대 기획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후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등 비상계엄 옹호, 국회의원 시절 보좌진 갑질 논란 등에 휩싸였다.

이 후보자는 보수계열 3선 의원 출신으로,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과 국회 기획재정위원,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 등을 지낸 경제 전문가다. 지명 직후 '파격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 배경이다.

하지만 이 후보자가 지난해 계엄·탄핵 정국에서 보수단체 집회에 참석해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윤 전 대통령) 탄핵 추진은 불법"이라고 말한 것이 회자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 후보자는 지명 이틀 뒤인 30일 "내란은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불법적 행위"라며 "제가 실체를 잘 파악하지 못했다"며 공개 사과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이 후보자가 2017년 바른정당 의원일 때 의원실 소속 인턴 직원에게 폭언한 녹취가 공개된 것이다. 녹취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해당 직원에게 큰 소리로 "너 아이큐가 한 자리냐", "내가 정말 널 죽였으면 좋겠다"라고 말하는 내용이 담겼다.

해당 직원은 이 일이 발생한 지 보름 만에 퇴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이 후보자가 보좌진에게 서울 서초구 자택 프린터 수리를 지시했다는 의혹 등이 추가로 폭로됐다.

이날 공식 출범한 기획처도 술렁이는 모습이다.

기획처 관계자는 "부처를 새롭게 세팅하고 있는데 장관이 하루라도 빨리 오셔야 업무가 제대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일단 기획처는 임기근 차관의 장관 직무대행 체제로 첫발을 뗐지만, 자칫 이 후보자가 낙마하면 장관 공석은 더욱 길어질 수밖에 없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예고한 부총리-기획처 장관-금융위원장의 '3대 협의체'도 당분간 임 직무대행이 참석할 공산이 크다.

이 후보자의 논란에 부정적인 시각도 감지된다. 다른 기획처 관계자는 "솔직히 간부들은 이 모든 논란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차라리 업무 능력이 출중하고 공직사회 생리에 밝은 임 차관 체제로 오래 가는 것을 선호할 것"이라고 전했다.

기획처 장관의 직무와 무관한 논란이 확산하면서 이 후보자의 재정정책 구상은 가려진 상태다. 이 후보자는 2년 전 22대 총선을 앞두고 한 방송에 출연해 당시 민주당의 '전 국민 25만 원' 공약에 대해 "표퓰리즘의 대표적 행태"라며 "전 국민에게 현금을 줘서 하자는 것은 무차별적 복지"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주장했던 해당 공약은 지난해 '민생회복 소비쿠폰'으로 현실화했다.

이 후보자는 서울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준비단 출근길 두 차례 문답에서 이재명 정부 재정정책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날을 따로 잡겠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비판 여론이 확산하자 여당 내에서도 사퇴 요구가 나오는 상황이다. 장철민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 후보자의 폭언을 듣고 제 가슴이 다 벌렁벌렁하다"며 "사람에게 저런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어떤 공직도 맡아선 안 된다"고 적었다. 진성준 의원도 YTN라디오에서 "솔직히 잘한 인사라는 생각은 별로 안 든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갑질 논란에 대한 공식 사과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후보자 인사청문준비단 관계자는 "업무 과정에서 마음에 상처를 받으신 분들께는 머리 숙여 사과드리고 통렬하게 반성하고 있다는 것이 후보자의 기본 입장"이라며 "국회 인사청문회 등 공식 석상에서도 사과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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