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구와 청년이 만든 창업 생태계⋯베드타운에서 벤처 메카로 [區석區석-관약S밸리]

입력 2025-12-30 13:28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미국의 스탠퍼드대와 실리콘밸리, 중국의 칭화대와 중관촌처럼 유수한 대학이 있는 곳에는 인재와 기술력이 있다. 서울대의 기술력과 청년을 기반으로 관악을 혁신 경제도시로 성장시킬 수 있다고 확신했다.

▲ CES 2025에 참가한 관악구. 사진 가운데가 박준희 관악구청장. (관악구청)
▲ CES 2025에 참가한 관악구. 사진 가운데가 박준희 관악구청장. (관악구청)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관악S밸리'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관악구가 조성한 관악S밸리는 세계 최대 정보통신(IT)·가전 전시회인 'CES 2026'에 전시관을 운영하며 혁신 기술력을 가진 지역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을 본격 지원한다. 2018년 창업 불모지였던 관악구는 현재 630여 개 창업기업과 약 3000명의 창업 인력이 활동하는 혁신 생태계로 탈바꿈했다.

박 구청장은 구는 전형적인 베드타운이었지만 서울대학교라는 교육 인프라와 전국 1위 청년 인구 비율(41%)이라는 강점을 살려 관악S밸리 조성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연매출은 2019년 8억 2400만 원에서 2024년 565억 원으로 68배, 연투자 유치액도 11억 원에서 469억 원으로 43배 각각 급성장했다. 2024년 CES에서는 8개 기업이 2개 혁신상, 2025년 CES에서 10개 기업이 4개 혁신상을 받으며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했다.

서울대라는 우수한 인재 풀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성장한 관악S밸리 입주 기업들이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는 CES 2026에서 인공지능(AI)ㆍ로봇ㆍ스마트 교구 등 첨단 기술을 선보인다.

구는 입주 기업에게 공간 제공부터 투자 연계, 글로벌 진출까지 전주기적 지원 시스템을 제공한다. 18개의 창업 보육 공간에서 총 238개 입주공간을 운영 중이다. 입주 기업들은 시중 대비 크게 저렴한 임대료로 쾌적한 업무 환경을 이용할 수 있다. 낙성벤처밸리, 신림창업밸리 등 권역별로 특화된 공간이 제공되며, 창업 7년 이내 기업이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성장 단계별 맞춤 지원도 체계적이다. 스타트업 스케일업 데모데이를 통해 우수기업을 선발해 최대 5000만 원의 사업화 자금을 지원한다. 또 서울대 공학컨설팅센터ㆍ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과 협력해 기술 애로사항을 해결하고 최대 1000만 원을 추가 지원한다.

법률 및 세무 멘토링은 무상으로 제공돼 계약서 검토, 세무 자문 등을 받을 수 있다. 대기업과 스타트업을 매칭하는 개방형 혁신 프로그램을 통해 투자 연계 기회도 제공된다.

투자 유치 지원은 구의 강점이다. 1호 펀드로 200억 원을 조성해 24개 기업에 195억 원을 투자했으며, 서울대 기술지주회사와 협력한 2호 펀드는 116억5000만 원 규모로 23개 기업에 48억 원을 투자했다. 구는 1호 펀드에 5억 원, 2호 펀드에 20억 원을 각각 출자하는 등 지역 창업 생태계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진출 지원이 대표적이다. CES 참가 시 전시 부스 비용(약 700만 원 상당), 항공 및 숙박비 바우처(최대 500만 원), 혁신상 신청비용(최대 100만 원)을 지원한다. 대학생 서포터즈를 매칭해 통역 및 부스 운영을 돕고, 글로벌 네트워크 연계 및 비즈매칭 기회도 제공한다.

네트워킹 및 창업 문화 조성에도 힘쓴다. 연 1회 관악S밸리 창업페스티벌을 개최해 창업가 토크쇼, 특강, 기업 홍보 부스를 운영하며 입주 기업 간 정기 네트워킹 행사를 통해 정보 교류와 협력 기회를 만든다. 중소벤처기업소상공인 지원사업 설명회도 연례 행사로 진행된다.

제도적 기반이 탄탄해 2022년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벤처기업육성촉진지구'로 지정받아 입주 기업이 부동산을 취득할 경우 취득세 50%, 재산세 35%를 감면받는다.

올해 7월에는 서울시 자치구 최초로 '관악중소벤처진흥원'을 출범해 창업 초기부터 스케일업 단계까지 전주기를 지원하는 종합 플랫폼을 구축했다. 최근에는 '특정개발진흥지구 진흥계획'이 서울시 심의위원회 최종 승인을 받았다.

이런 체계적인 지원 속에 성장한 관악S밸리 기업들이 CES 2026 무대에 오른다.

▲ 이일구 도슨티 대표 (관악구청)
▲ 이일구 도슨티 대표 (관악구청)

신림벤처창업센터에 입주한 도슨티는 온라인 셀러들을 위한 AI 자동화 솔루션을 개발하는 기업이다. 고객 상담 자동 응대, 마케팅 자동화, 기업 업무 자동화 등 세 가지 핵심 제품을 제공한다.

이일구 도슨티 대표는 "기존 챗봇이 선택지 중심이었다면 도슨티 제품은 자연어로 대화하며 결제 취소 같은 업무 처리까지 자동으로 해준다"며 차별점을 설명했다.

재작년 말 판교에서 관악구로 이전한 도슨티는 현재 20여 명의 인력이 활동 중이다. 이 대표는 "강남에서는 월 500만 원 이상의 임대료가 들지만, 여기서는 연 300만 원으로 넓은 공간을 이용할 수 있다"며 "서울대, 숭실대, 중앙대 등 주변 대학의 우수한 인재들을 채용하기에도 유리하다"고 말했다.

▲ 서주호 솔리브벤처스 대표 (관악구청)
▲ 서주호 솔리브벤처스 대표 (관악구청)

낙성벤처창업센터의 솔리브벤처스는 4차원 스마트 교구 '테라토이'를 개발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이 제품은 만 3세에서 6세 아동을 대상으로 물리적 교감과 디지털 콘텐츠의 장점을 모두 제공한다.

서주호 솔리브벤처스 대표는 "요즘 아이들이 화면만 응시하며 수동적으로 놀이에 참여하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며 "물리적인 교구에서 미션을 수행하면 태블릿에서 스토리텔링 기반 콘텐츠가 재생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지구가 쓰레기로 덮였으니 달로 가보자'는 스토리에서 아이들은 맵 형태의 교구에서 색깔과 모양을 맞추며 쓰레기를 치우는 미션을 수행한다.

서 대표는 "학교 주변에 거주하는 직원들이 많아 거리적으로 편리했고, 구청과 학교가 연계한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CES에서 혁신상 2개를 수상하며 해외 실증처와 바이어들로부터 먼저 연락을 받는 성과를 거뒀다. 현재 국내에서는 대교에듀캠프, NGO, 복지관 등과 협업하고 있으며, 미국과 유럽 시장 진출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구청 차원에서 1000만 원 단위의 예산을 지원하는 것은 흔치 않다"며 "다른 자치구보다 공격적이고 도전적으로 여러 방면에서 지원해주는 것이 관악구의 차별점"이라고 평가했다. 이 대표도 "입주 기업들끼리 네트워킹하고 서로 동기부여를 받을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가는 점이 좋다"고 덧붙였다.

구는 낙성대공원 일대 약 2만2000평 규모의 '관악S밸리 벤처창업 거점공간 조성'과 289 종점 부지의 '서울창업허브 관악' 조성도 추진 중이다. 2028년부터 2031년까지 약 1만 5000㎡ 규모의 서울창업허브가 들어서면 글로벌 딥테크 스타트업 집중 육성 거점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박 구청장은 "이번 CES 2026 참가는 관악S밸리 기업들이 보유한 혁신 기술이 글로벌 무대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음을 확인하는 매우 의미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관악의 창업 생태계가 유니콘 기업의 산실이 될 수 있도록 체계적이고 아낌없는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위약금 면제·과징금·소송까지…해킹이 기업 경영 흔드는 시대 [2026 보안이 ‘영업권’]
  • 내년 주택 공급 확 줄어드는데⋯공급대책·인사는 ’함흥차사’
  • 스타벅스 “신년 첫 컬래버, 美 레전드 시트콤 ‘프렌즈’와 함께”
  • [AI 코인패밀리 만평] 이것은 보상인가, 마케팅인가
  • 넷플릭스 '흑백요리사2', 오늘(30일) 8~10화 공개 시간은?
  • 쿠팡 5만 원 보상안, 미국에서 통할까?
  • IPO 창구 닫히자 매각으로 길 트는 사모펀드
  • 오늘 ‘국가대표 AI’ 1차전…K-AI 1차 탈락팀 나온다
  • 오늘의 상승종목

  • 12.30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27,220,000
    • -1.92%
    • 이더리움
    • 4,289,000
    • -2.21%
    • 비트코인 캐시
    • 870,500
    • -2.46%
    • 리플
    • 2,709
    • -1.42%
    • 솔라나
    • 180,300
    • -2.33%
    • 에이다
    • 512
    • -5.88%
    • 트론
    • 415
    • +0.73%
    • 스텔라루멘
    • 313
    • -3.99%
    • 비트코인에스브이
    • 25,740
    • -1.45%
    • 체인링크
    • 17,980
    • -3.02%
    • 샌드박스
    • 166
    • -2.92%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