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에도 팅커벨이 비처럼 쏟아져"…동양하루살이 도대체 언제부터? [해시태그]

입력 2026-05-27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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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김다애 디자이너 mnb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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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 하늘의 주인(?)이 일찌감치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하늘에만 머물면 좋으련만 널리 땅도 바라봐주시는 너그러움에 괴로운데요. 밝은 빛에 미친 듯이 달려들다가도 밝은 옷을 향해 비처럼 쏟아지는 이들에 격한 비명을 지르곤 하죠.

2026년 잠실야구장의 초여름 밤과 어김없는 등장. 이 또한 올해가 마지막이라지만 마지막까지 극성인 행태에 두려워지죠. 조명탑이 켜지고 경기가 달아오를 무렵 관중석 위로 날아드는 잠실 팅커벨. 올해는 예년보다 조금 이른 동양하루살이의 초대장이었는데요. 동양하루살이는 보통 더위가 본격화되는 6월 이후 성충 활동이 두드러지지만, 2026년에는 5월 중순부터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넘는 때 이른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활동 시기가 앞당겨졌습니다.


▲야구장에 등장한 동양하루살이 (출처=오픈AI 챗GPT 생성 이미지)
▲야구장에 등장한 동양하루살이 (출처=오픈AI 챗GPT 생성 이미지)


2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6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 경기 도중 동양하루살이가 경기장으로 몰려들었는데요. 우산과 수건으로 습격을 막아내는 관중, 벌레를 손을 쫓으며 경기를 치르는 선수들도 이내 익숙한 듯 보였습니다. 다음 날인 22일 LG 트윈스와 키움 히어로즈 경기에서도 잠실구장 하늘에 동양하루살이가 날아다니는 장면이 포착됐는데요. 이후에는 낮 경기와 우천 경기로 잠시 회피할 수 있었지만, 다시 시작이죠.

날개를 펼치면 5㎝ 안팎에 이르는 데다, 조명 아래서 밝게 반사되는 모습이 요정처럼 보인다고 해 팅커벨이란 별명이 붙었는데요. 하루살이류 곤충인 동양하루살이는 몸길이는 대략 18~22㎜ 정도입니다. 서울시에 따르면 동양하루살이 유충은 2급수 이상 맑은 물에서 살고 성충은 5월부터 9월까지 활동하되 5~6월 기간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는데요. 서울에서는 강동·광진·송파·성동처럼 한강과 맞닿은 지역을 중심으로 자주 관찰되고, 경기 지역에서도 양평·남양주·하남·구리 등 한강 수계와 가까운 곳에서 출몰 사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동양하루살이는 사람을 물거나 병을 옮기는 곤충은 아닌데요. 서울시는 동양하루살이 성충의 입이 퇴화해 물지 않고 병균을 옮기지 않죠. 성충 수명도 4~5일 이내로 짧은데요. 현장에서 느끼는 공포는 별개의 문제죠. 물지 않는다고 해서 음식 위로 떨어지는 벌레가 괜찮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병을 옮기지 않는다고 해서 관중석 위로 수십 마리씩 날아드는 상황이 사라지는 것도 아닌데요.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지난해 인식조사에서는 대발생 곤충에 대해 90.7%가 혐오감을 느끼고, 88.2%가 심리적 불편을 경험했다고 답했습니다. 그렇기에 서울시도 동양하루살이와 붉은등우단털파리(러브버그)를 ‘대발생 곤충’ 대응 대상을 묶고 관리 중이죠.


(출처=오픈AI 챗GPT 생성 이미지)
(출처=오픈AI 챗GPT 생성 이미지)


그렇다면 이 동양하루살이, 도대체 언제부터 이렇게 난리였을까요? 서울 한강 변에서 대발생이 문제화된 것은 최소 2000년대 중반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2006년 서울 강동구 암사동에서 동양하루살이가 대량으로 발생해 공포의 대상이 됐다는 보도가 나왔죠. 대중적으로 ‘팅커벨’이라는 이름과 함께 크게 알려진 계기는 2010년대 초 압구정·청담 일대 출몰이었는데요. 2013년에는 압구정 로데오거리와 청담동 명품거리, 상점 유리창 등에 동양하루살이가 떼로 붙어 모두를 경악하게 했죠. ‘압구정 팅커벨’ 별명의 탄생이었습니다.

한강공원은 더 밝아졌고 강변 상권은 더 늦게까지 붐비며 야구장은 초여름 밤 수만 명의 관중을 불러 모으는 중인데요. 과거에는 한강변 일부 주거지나 상권의 민원처럼 보였던 문제가, 이제는 야구장과 지하철, 성수동 핫플레이스, 한강공원 산책로처럼 더 많은 시민이 동시에 경험하는 ‘초여름 일상’이 돼버린 거죠.

초여름 곤충 민원은 동양하루살이에서 끝나지 않는데요. 동양하루살이가 5~6월에 집중된다면, 다음 차례는 러브버그죠. 서울시는 러브버그 성충 대발생기를 6~7월로 보고, 유충기부터 선제 대응하겠다고 밝혔는데요. 공원·녹지 지역의 낙엽과 부엽토를 정리하고 유충 대량발생 예측 지역에는 친환경 미생물 방제제 Bti(인체와 물고기 등 수서생물에 영향이 없는 유충구제 살충제)를 살포하는 방식입니다.


▲동양하루살이 퇴치법 (출처=서울시 홈페이지)
▲동양하루살이 퇴치법 (출처=서울시 홈페이지)


동양하루살이 퇴치법은 더 까다로운데요. 동양하루살이 유충은 하천과 강의 수중 환경에 살기에 한강 수계와 맞물려 있는 만큼 살충제를 대규모로 뿌리는 방식이 어렵습니다. 서울시도 동양하루살이 방제를 위해 무분별하게 살충제를 뿌리면 다양한 생물이 함께 죽고 사람에게도 해로울 수 있다고 설명하죠.

팅커벨 습격은 한국에서만 이렇게 유난스러운 것도 아닌데요. 세계적으로 큰 강과 호수 주변 도시에서는 하루살이류 대발생이 반복됩니다. 미국 오대호, 특히 이리호 인근 오하이오주 포트클린턴·마블헤드·이리타운십 일대는 매년 하루살이 출현에 대비하죠. 전력회사 퍼스트에너지는 2024년 6월 하루살이가 빛에 끌리는 특성을 고려해 호숫가 일부 도로의 가로등을 일시적으로 끄겠다고 밝혔는데요. 이같은 조치는 2025년에도 이어졌습니다.

실제 생활 불편도 적지 않았는데요. 2024년 6월 오하이오주 포트클린턴에서는 하루살이 사체가 상점 출입구와 차도, 진입로에 쌓이면서 주민들은 송풍기와 제설 장비까지 동원해 이를 치우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유럽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반복됐는데요. 2025년 7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는 다뉴브강 수위 저하와 더운 여름이 겹치면서 하루살이 떼가 예년보다 이른 시기에 대량으로 날아다니는 등 일상피해가 속출했죠.


▲동양하루살이 기간 (출처=서울시 홈페이지)
▲동양하루살이 기간 (출처=서울시 홈페이지)


짧고 집중적인 팅커벨의 공격에 우리도 대비가 필요한데요. 불편을 줄이는 노력이죠. 핵심은 빛, 틈새, 음식, 얼굴 보호입니다.

한강 변이나 수변 가까운 주거지에 사는 사람이라면 밤 시간대 창가 조명을 줄이고 방충망과 출입문 틈을 점검하는 것이 우선인데요. 동양하루살이는 빛에 강하게 유인되기 때문에 창문을 열어 둔 채 실내조명을 밝게 켜면 벌레가 몰려들 가능성이 커집니다. 외벽이나 창문에 붙은 벌레는 살충제를 과하게 뿌리기보다 분무기나 호스를 이용해 떨어뜨릴 수 있죠.

야구장을 찾는 관중이라면 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데요. 잠실 야간경기처럼 출몰 가능성이 큰 날에는 열린 컵이나 개방된 음식보다 뚜껑 있는 음료와 덮개가 있는 용기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강 산책객이나 러너는 해가 진 직후 밝은 조명 아래를 오래 지나지 않는 것이 좋은데요. 서울시는 수변로 산책 시 마스크 착용을 권장하고 있죠. 떼로 날아다닐 때 입이나 코, 눈 주변으로 부딪히는 불쾌감이 크기 때문인데요. 러너나 자전거 이용자는 얇은 마스크, 선글라스, 챙 있는 모자만으로도 체감 불편을 줄일 수 있습니다.

강변 상인에게는 조명 관리가 중요한데요. 간판과 출입문 주변의 강한 백색광은 벌레를 끌어들이기 쉽다. 완전히 불을 끌 수 없다면 출입문 바로 앞 조도를 낮추거나, 조명 방향을 조정하고, 문이 오래 열려 있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실내 유입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죠.

2026년에도 시작된 팅커벨 습격. 다가올 러브버그 대란도 준비해야 하는 때죠. 일상이 되지 않길 원하지만, 일상이 되어버린 이맘때의 등장. 이제는 더욱 더 슬기롭게 이겨내기를 강구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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