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미국 진출 40년⋯정의선 회장 리더십으로 ‘다음 도약’ 준비

창립 58주년을 맞은 현대자동차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리더십 아래 더 큰 도약을 준비한다. 내년 미국 진출 40년을 앞둔 시점에서 정 회장은 품질 신화를 넘어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를 축으로 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그 첫 무대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6’이 될 전망이다.
29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는 창립기념일인 이날 별도의 행사 없이 내년도 사업계획과 신년 업무 준비에 집중했다. 1967년 12월 29일 설립 이후 이어온 관례대로 형식적 연말 행사를 생략하고 그룹 차원의 미래 전략 제시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판단이다.
현대차그룹의 시선은 이미 CES 2026으로 향해 있다. 그룹은 이번 전시에서 AI·로보틱스·전동화·자율주행 등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를 구성하는 핵심 기술을 집약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현대차·기아를 비롯해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등 주요 계열사가 공동 참가해 기술 통합 역량과 시너지를 부각한다.
특히 로보틱스는 CES 2026의 핵심축으로 꼽힌다. 현대차그룹은 ‘Partnering Human Progress: AI 로보틱스, 실험실을 넘어 삶으로’를 주제로 AI 로보틱스 생태계 확장 전략을 공개한다. 핵심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차세대 전동식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실물로 선보이고 소프트웨어 정의 공장(SDF)을 중심으로 한 제조 혁신 구상도 함께 제시할 예정이다.
웨어러블과 이동형 로봇도 전면에 배치된다.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이 개발한 착용형 로봇 ‘엑스블 숄더(X-ble Shoulder)’는 산업 현장 근로자의 상체 부담을 줄이는 솔루션으로 소개된다. 이동형 로봇 플랫폼 ‘모베드(MobED)’의 양산형 모델 역시 상용화 단계에 진입했다.

현대차그룹은 로보틱스를 단일 제품이 아닌 제조·물류·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전략 자산으로 보고 있다. 차량 생산 공정과 물류 자동화, 산업 안전에 로봇을 결합해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다시 제조 혁신으로 환류시키는 구조다.
이 같은 미래 전략은 미국 시장과 맞물려 있다. 현대차는 내년 미국 진출 40주년을 앞두고 있다. 1986년 ‘엑셀’ 수출을 시작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현대차그룹은 품질 논란과 브랜드 신뢰 위기를 거쳐 성장의 기반을 다졌다.
전환점은 정몽구 명예회장의 품질 경영이었다. 연구개발(R&D) 투자 확대와 현장 혁신, 1999년 도입한 ‘10년·10만 마일 보증’은 미국 시장에서 신뢰 회복의 분수령으로 평가된다.
이 토대 위에서 정 회장은 미래차 경쟁 국면에 대응하는 전략 전환을 주도하고 있다.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의 올해 충돌 안전 평가에서 현대차그룹은 21개 차종이 최고 등급(TSP+·TSP)을 획득하며 2년 연속 최다 선정 기록을 세웠다. J.D.파워의 ‘2025년 신차품질조사(IQS)’에서도 글로벌 17개 자동차그룹 가운데 가장 우수한 종합 성적을 거뒀다.
브랜드 경쟁력도 강화됐다. 현대차그룹은 4년 연속 ‘세계 올해의 자동차(WCOTY)’에 이름을 올렸고, 미국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티브 뉴스는 창간 100주년을 맞아 정주영 창업회장, 정몽구 명예회장, 정 회장을 글로벌 자동차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친 인물로 선정했다.
정 회장은 “할아버지이신 정주영 창업회장의 고객 중심 경영철학은 지금 현대차그룹 핵심가치의 근간이 되었고 아버지이신 정몽구 명예회장의 품질, 안전, R&D에 대한 신념은 현대차그룹의 경영철학에 깊이 각인되어 있다”고 강조해 왔다. 현대차는 올해 1~11월 미국 시장에서 약 89만6000대를 판매하며 3년 연속 연간 최다 판매 기록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자동차 관세 정책 환경 속에서도 가격 인상은 최소화하고 현지 생산 확대와 판매 믹스 조정으로 대응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3월 미국 조지아주에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준공하며 미국 생산 120만 대 체제 구축에 착수했다. 2028년까지 자동차·부품·물류·철강·미래 산업 등 주요 분야에 21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