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하반기 폭발적이었던 '두바이 초콜릿' 열풍이 사그라지는 듯하더니, 이번엔 '두바이 쫀득쿠키'가 디저트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초콜릿을 넘어 쿠키·버터바·마카롱·떡·머핀은 물론 '두바이 김밥'까지 등장하며 '두바이'라는 이름을 단 디저트가 전방위로 확산 중이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손가락 한 마디 크기의 두바이 쫀득쿠키는 개당 5000원에서 많게는 1만 원에 가격이 형성돼 있다. '두바이 소라빵'은 1만3000원대, '두바이 초코케이크' 한 조각은 1만2000원 수준으로 일반 디저트 대비 2~6배 가량 비싸다. 이처럼 높은 가격에도 매장 앞에 줄이 늘어서고 배달 앱에서는 빠르게 품절된다.
이 유행의 출발점은 지난해 전 세계를 휩쓴 '픽스(Fix) 두바이 초콜릿'이다. 두바이의 디저트 브랜드 '픽스 디저트 쇼콜라티에(Fix Dessert Chocolatier)'가 선보인 피스타치오 크림과 중동식 면 반죽인 카다이프를 넣은 초콜릿이 해외 인플루언서 먹방 영상으로 확산되며 글로벌 트렌드로 떠올랐다.
이 같은 확산에는 SNS 알고리즘의 영향이 크다. 인스타그램 릴스와 유튜브 숏츠에는 '두바이 쫀득쿠키 먹방', '두바이 디저트 언박싱' 영상이 연달아 노출된다. 짧고 강한 자극의 영상이 반복되면서 '한 번쯤은 사먹어야 하는 유행 간식'으로 인식이 굳어지고 있다. 특히 청소년과 MZ세대의 반응이 두드러진다.
유행은 실제 원재료 수요 증가로도 확인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두바이 디저트의 대표 재료인 카다이프의 수입량은 2023년 24톤에서 지난해 304톤으로 약 12배 급증했다. 피스타치오 페이스트 역시 같은 기간 83톤에서 233톤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문제는 과소비와 건강 우려다. 한입 크기의 디저트에 1만 원 가까운 가격을 지불하는 소비가 일상화되고, 고당·고열량 디저트가 유행처럼 소비되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아이들 당뇨가 걱정된다", "만드는 사람이지만 건강이 걱정될 정도이긴 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여기에 고환율 부담도 겹친다. 두바이 디저트의 핵심 재료인 피스타치오 페이스트와 카다이프, 코팅 초콜릿은 대부분 수입산이다.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가격 인상 요인이 누적되고 있지만, 유행 수요가 이를 상쇄하고 있는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