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쵸 이어 '신상' 나왔다⋯'달너새 초콜릿', 또 대박 칠까? [솔드아웃]

입력 2025-11-19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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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화제 되는 패션·뷰티 트렌드를 소개합니다. 자신의 취향, 가치관과 유사하거나 인기 있는 인물 혹은 콘텐츠를 따라 제품을 사는 '디토(Ditto) 소비'가 자리 잡은 오늘, 잘파세대(Z세대와 알파세대의 합성어)의 눈길이 쏠린 곳은 어디일까요?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과자 하나에 이렇게 열광할 줄 누가 알았을까요. 그것도 40년 넘은 '장수 과자'가요.

최근 친구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뿐 아니라 월드 스타들의 라이브 방송에도 등장하며 제2의 전성기를 누린 과자가 있습니다. 모두가 예상한 '칸쵸'인데요. 방법은 간단했습니다. 과자에 다양한 이름을 적어놓은 겁니다.

41년의 깊은 역사를 지니고 있지만, 그래서 더 쉽게 지나치던 칸쵸는 이름 이벤트로 최근 가장 핫한 과자로 떠올랐습니다. 이 열기를 노리는 후발주자까지 나타난 상황이죠. 랜덤으로 이름이 적힌 초콜릿은 공식 출시 전부터 SNS에 등장하며 기대감을 키우는 중입니다.

이 초콜릿, 칸쵸처럼 '대박'을 칠까요?

▲(출처=롯데웰푸드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출처=롯데웰푸드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네 이름 찾았어!"…놀이가 된 과자 언박싱

칸쵸는 1984년 국내 출시됐습니다. 동그란 모양의 비스킷 안에 초콜릿 크림이 들어간 과자인데요. 41년 소비자를 만나온 만큼 익숙하고 잘 알려진 과자지만, 오히려 그 오랜 역사 때문에 1020 젊은 소비자들에겐 큰 관심을 못 받았죠.

이에 롯데웰푸드는 칸쵸를 젊은 세대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내 이름을 찾아라' 이벤트를 기획, 9월 선보였는데요. 이벤트 응모 방법은 간단했습니다. 칸쵸 과자 표면에는 이름 500개와 캐릭터 이름 4개가 적혀 있는데, SNS에 자기 이름이 담긴 칸쵸 인증 사진과 #칸쵸이름찾기 등 필수 해시태그를 덧붙여 게시물을 올리는 방식입니다.

이 간단한 이벤트로 '칸쵸 열풍'이 시작됐습니다. 소비자들은 자기 이름을 찾기 위해 '칸쵸깡'에 나섰고, 친구·가족의 이름도 찾으면서 이를 공유했는데요. 특히 K팝 팬덤 사이에서도 칸쵸 인기가 높았습니다. 내 최애(가장 좋아하는) 멤버의 이름을 찾고 인증샷을 통해 이를 소장한 거죠.

스타들의 언급도 칸쵸 인기에 불을 지폈습니다.

가수 아이유는 팬덤 플랫폼 베리즈 라이브 방송에서 칸쵸깡을 하다가 자신의 본명인 '지은'이 적힌 칸쵸를 못 찾아, 결국 과자를 반씩 쪼개 '지', '은' 글자를 조합하는 후기를 남겼고요. 방탄소년단(BTS) 정국은 하루에 칸쵸 한 박스를 까면서 자신의 이름을 찾아 헤맸는데요. 사실 칸쵸엔 당초 '정국'이라는 이름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안타까운(?) 사실… 결국 정국은 노선을 틀어 예전에 예명으로 쓰려고 했던 '이안'이라는 이름을 찾기 시작했고, 칸쵸깡 8일 만에 성공했다는 후문입니다.

열기에 힘입어 칸쵸는 이벤트 시작 2주 만에 100만 개 (납품 기준) 이상 팔려나갔습니다. 지난달 말 기준 300만 개도 넘게 팔렸는데요. 롯데웰푸드 측에 따르면 일평균 판매량은 3배 이상 증가했고, 기존 주2일 가동하던 칸쵸 생산을 주6일, 주말까지 늘려 생산했다는 전언입니다.

▲(출처=GS25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출처=GS25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우기, 범규, 관배 렛츠고"…신제품 출시 D-1

따끈따끈한 신상도 있습니다.

GS25는 20일 '달너새 랜덤 초콜릿'을 공식 출시하는데요. 정사각형 형태의 초콜릿 표면에 역시 이름을 새겨넣은 제품입니다. 이름은 총 195개. 유진, 윤진, 준호, 지수 등 일반적인 이름부터 해찬, 온유, 범규, 우기, 도겸 등 어쩐지 가요계가 떠오르는 이름, 관배, 상배, 병수 등 남다른 존재감을 뽐내는 이름까지 종류도 다양합니다.

편의점 업계는 트렌드 반영 속도가 빠르고, 신제품 테스트에 강한 플랫폼으로 꼽힙니다. 달너새 랜덤 초콜릿도 이 특성을 활용한 참여형·랜덤 상품 전략의 연장선이라 볼 수 있습니다. 공식 출시일은 20일이지만 온라인 상에서는 벌써 재고가 들어온 편의점 점포를 공유하는 등 관심이 쏠린 모습입니다.

출시 시점도 절묘합니다. 초콜릿 수요가 급증하는 겨울, 특히 연말은 작은 선물이 잘 오가는 시기인데요. 이때 이름이 새겨진 제품은 단순한 간식이 아니라 누군가를 떠올리게 하는 기념품 역할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K팝 팬덤 사이에서는 최애 이름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일고, 친구들끼리는 '네 이름 찾았다'는 메시지가 오갈 것으로 예상되죠.

그러나 일각에서는 '아이돌 팬덤 소비를 노골적으로 겨냥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합니다. 포함된 이름 가운데 유명 연예인들의 흔치 않은 이름이 있는 만큼, '또 팬들을 노린 랜덤 뽑기냐'는 불만인데요. 과연 신제품이 칸쵸의 '이름 찾기 열풍'을 이어받을까요?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우리는 왜 이름에 반응할까?

이름을 활용한 마케팅은 칸쵸가 처음은 아닙니다.

대표적인 사례는 코카콜라인데요. 2012년 코카콜라는 호주를 시작으로 '셰어 어 코크(Share a Coke)' 캠페인을 통해 코카콜라 캔이나 병 라벨에 가장 흔히 쓰이는 영어 이름 250개를 써넣었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이름을 찾기 위해 매장을 돌고, 친구·연인 이름이 적힌 병을 선물하며 하나의 놀이처럼 즐겼죠.

결과도 대성공이었습니다. 이 캠페인으로 호주의 코카콜라 소비량은 7% 증가했고, 북미에서는 매출이 2% 늘었다는데요. 캠페인 기간에 1800만 건 이상의 미디어 노출을 기록하는가 하면 코카콜라 페이스북 사이트 트래픽은 870%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죠. 이 캠페인은 국제 광고제 칸 라이언스(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에서 최고상인 '그랑프리'까지 수상했습니다.

스타벅스 역시 이름을 활용한 서비스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고객이 주문한 음료를 전달할 때 영수증 주문번호나 메뉴 이름 대신 고객의 이름을 불러주는데요. 국내에서는 6글자 이내로 이름을 정할 수 있는데, '웅진탕웨이', '성냥팔이중년', '케익은안돼' 등 위트 있는 닉네임들이 최근 SNS를 통해 전해지면서 웃음을 자아낸 바 있습니다.

랜덤 이름 찾기로 먼저 인기를 끈 과자도 있습니다. 지난해 일본에서는 '코알라의 마치' 과자가 출시 40주년을 기념해 500종류의 이름이 새겨진 에디션을 선보였는데요. 칸쵸처럼 이름이 적혀 있어 가족이나 친구, 좋아하는 스타의 이름을 찾는 행위가 이어졌습니다. 예상 판매량의 186%를 기록한 끝에 성과 이름을 전면 교체한 2탄까지 선보였는데요. 여기엔 반려동물 이름까지 포함됐죠.

기업들이 꾸준히 이름을 활용한 마케팅을 선보이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이름은 개인 정체성의 가장 작은 단위인데요. 내가 가진 가장 사적인 상징이자, 동시에 가장 쉽게 공유할 수 있는 정보죠. 이름이 담긴 제품은 단순 소비재를 넘어 '나를 담은 물건', 개인적인 기념품의 의미를 띠게 됩니다.

여기에 Z세대참여형 소비가 맞물리면서 열풍은 더 커집니다. 자신이나 지인의 이름을 찾고, SNS를 통해 인증하고 공유하는 과정이 일종의 놀이이자 문화가 되죠. 랜덤 요소가 주는 확률 게임의 재미, 친구·가족·팬덤과 함께 즐기는 연대감까지 더해지면서 제품은 소비보다 경험에 가까운 순간을 만들어 줍니다.

이름을 매개로 한 이런 경험은 작고 사소해 보이지만, 요즘 소비자에게는 나를 발견하고 표현하는 순간에 가깝습니다. 과자 하나, 초콜릿 하나에도 마음이 움직이는 이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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