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2035 내연기관 퇴출’ 완화 검토 [EV 전환 속도조절]

입력 2025-12-16 17: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조건 충족 시 2021년 배출량 10%까지 생산 허용
그린스틸·레인지 익스텐더 사용 가능
집행위, 내년 예정 규정 재검토 시점 앞당겨
독일·이탈리아, 규제 완화 찬성 입장
‘전기차 전환 주도’ 중국과 격차 벌어질 우려

선진국들이 전기자동차 전환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이 2035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던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 방침을 사실상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전면 금지에서 물러나 내연기관 차량의 제한적 생산을 조건부 허용하는 방향으로 정책 기조를 트는 분위기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5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EU 집행위원회가 2035년 이후에도 특정 조건을 충족하면 2021년 배출량의 최대 10%까지 휘발유·디젤 차량 생산을 허용하는 법 개정안을 16일 제안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러한 조건에는 ‘친환경 강철(그린스틸)’을 사용한 차량 생산이 포함될 수 있다. 또 전기차에 소형 보조 연료 엔진을 장착하는 ‘레인지 익스텐더’ 역시 2035년부터 금지하기로 했던 기존 방침이 완화돼 허용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레인지 익스텐더는 내연기관 엔진으로 발전기를 돌려 배터리를 충전하는 형태다. 구체적인 조건은 아직 협의 중이며, 최종 법안이 확정되기 위해서는 EU 회원국 정부와 유럽 의회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

내연기관차 퇴출은 EU ‘그린딜 기후법’의 상징적 정책으로 꼽혀왔다. 그러나 자동차 제조사들은 전기차 보급 속도가 더디고 충전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다며 규제 완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전기차가 기존 내연기관 모델보다 수익성이 낮다는 점도 업계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업계의 강력한 요구에 따라 집행위는 당초 내년으로 예정됐던 규정 재검토 시점을 앞당겼다.

▲모로코 탕헤르 교외에 있는 르노 공장에서 차량을 조립하고 있다.  (탕헤르(모로코)/AP뉴시스)
▲모로코 탕헤르 교외에 있는 르노 공장에서 차량을 조립하고 있다. (탕헤르(모로코)/AP뉴시스)
회원국 입장은 분분하다. 독일과 이탈리아 정부는 내연기관차 퇴출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보여왔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2035년은 물론 2040년, 2050년에도 전 세계에 수백만 대의 내연기관 차량이 여전히 존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집행위의 새 제안을 환영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프랑스와 스페인은 EU 내 금지 조치 시행을 지지해왔다. 양국은 “유럽 자동차 산업의 미래는 전기차”라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내기도 했다. 다만 저가 중국산 전기차 유입과 높은 에너지 가격으로 어려움을 겪는 업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일부 유연성에는 동의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유럽산 소재로 제작된 차량에 ‘슈퍼 크레딧’을 부여하는 등 보완책을 주장했다.

EU의 이러한 움직임이 영국에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영국은 2035년부터 모든 신차 판매를 전기차로 전환하겠다는 자체 계획을 완화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새 규제 완화안은 영국 노동당 정부에 동참 압력을 가할 수 있다.

환경단체들은 EU가 내연기관차 퇴출 방침을 폐기하면 전기차 전환을 주도해 온 중국과의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벨기에 브뤼셀 소재 싱크탱크 브뤼겔의 시몬 타글리아피에트라 선임 연구원은 “금지 조치 폐기는 유럽에 큰 실책이 될 것”이라며 “전기화가 자동차 산업의 미래인 만큼 제조사에 별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유럽이 글로벌 기후 리더로서 간신히 유지하고 있는 명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유럽자동차산업협회(ACEA)에 따르면 올해 1~10월 EU 내 전기차 판매량은 26% 증가해 신차 시장의 16%를 차지했다. 이처럼 강력한 성장은 유럽과 중국 자동차 제조사들의 저렴한 모델 출시에 따른 것이라고 FT는 짚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쯔양·닥터프렌즈·닥터딩요와 함께하는 국내 최초 계란 축제 '에그테크코리아 2025' 개최
  • 하다하다 야쿠자까지…보법 다른 일본 연프 '불량연애' [해시태그]
  • "빨간 종이통장 기억하시나요?"…126년 세월 담은 '우리1899'
  • 제약사 간 지분 교환 확산…자사주 소각 의무화 ‘주주가치 제고’ 취지 무색
  • 뉴욕증시, AI 경계론에 짓눌린 투심…나스닥 0.59%↓
  • 단독 사립대 ‘보이지 않는 구조조정’…20년간 47건 대학 통폐합
  • 넷플릭스 '흑백요리사2', 오늘(16일) 공개 시간은?
  • 2026 ‘숨 막히는 기술戰’⋯재계의 시선은 'AIㆍ수익성ㆍ로봇'
  • 오늘의 상승종목

  • 12.16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29,816,000
    • -2.56%
    • 이더리움
    • 4,397,000
    • -6.13%
    • 비트코인 캐시
    • 809,500
    • -3.75%
    • 리플
    • 2,866
    • -2.95%
    • 솔라나
    • 191,200
    • -3.04%
    • 에이다
    • 577
    • -3.83%
    • 트론
    • 416
    • -0.48%
    • 스텔라루멘
    • 332
    • -3.77%
    • 비트코인에스브이
    • 27,360
    • -4.8%
    • 체인링크
    • 19,190
    • -5.42%
    • 샌드박스
    • 182
    • -4.21%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