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 매뉴얼 기반 확산 추진…보건소·병원 연계해 재활 모델 고도화

뇌졸중으로 편마비 후유장애를 겪는 환자의 신체 회복과 정서 안정에 ‘치유농업’이 뚜렷한 변화를 만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한 원예 활동을 넘어 과학적으로 설계된 재활 프로그램으로 적용되면서 근력·균형·정서 개선을 동시에 이끌어내고, 기존 재활의 한계를 보완하는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13일 농업기술진흥원에 따르면 재활치유농업 실증사업을 수행 중인 제주대학교 연구가 전국 현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
국내 뇌졸중 발생은 고령화 영향으로 지속 증가하고 있으며, 질병관리청 통계에서 인구 10만 명당 발생률은 212.2건에 이른다. 발병 후 정상 기능을 완전히 회복하는 경우는 20% 수준에 불과해 장기 재활 치료가 필수지만, 피로감·동기 저하 등으로 꾸준한 참여가 쉽지 않다는 점이 지적돼 왔다.
제주대 오욱 교수팀은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이 개발한 ‘재활치유농업 매뉴얼’을 활용해 제주를 포함한 4개 권역에서 실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텃밭과 높임 화단, 실내 치유공간에서 파종·이식·수확 등 단계별 농업 활동을 통해 환자의 근력과 균형 능력 향상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16주간 프로그램에 참여한 환자들의 개선 효과는 분명했다. 마비로 약해졌던 팔 근육량은 평균 10% 증가했고, 손으로 쥐는 힘(악력)은 24% 향상됐다. 정서 영역에서도 자아존중감이 60% 늘었으며, 안정감·성취감·자긍심 등 긍정 정서는 평균 45%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 참여자는 “치유농업이 마비된 손을 더 이상 쓸 수 없다는 생각을 바꾸는 계기였다”며 신체 기능 회복이 자신감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현장 치유농업사 또한 회기 진행에 따라 “참여자의 표정과 행동이 밝아지고 능동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전했다.
제주대는 실증 데이터를 바탕으로 표준화 매뉴얼을 완성해 전국 치유농장으로 확산할 계획이다. 보건소, 병원, 재활센터 등 지역 의료·돌봄 기관과의 협력도 넓혀 노인·장애인 등 다양한 계층에 적용 가능한 재활 프로그램으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안호근 농진원장은 “재활치유농업이 신체와 정서를 함께 회복시키는 새로운 재활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며 “표준 매뉴얼 확산을 통해 국민이 체감하는 치유농업 성과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